헐크 “코치들, 1군 26명 명단 제출해”

입력 2012-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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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이만수 감독 깜짝 숙제 왜?


“코치들 종합적 시야 갖춰야 팀 도움”
투타 전공분야 외 모든 선수들 평가
직접 작성 평가지침 53가지도 공유


SK는 6일 LG와의 연습경기 일정을 끝으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감한다. 5일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린 자체청백전이 사실상 마지막 팀 훈련이었다. SK 이만수 감독(사진)은 5일 경기 직후 야수 최윤석, 투수 박종훈을 스프링캠프의 최우수선수로 선정해 상금 5만엔(70만원)을 지급했다. 두 선수는 입이 귀에 걸렸다. 다른 선수들도 이틀 뒤,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표정이 밝았다.

하지만 코치진들에게는 이 날까지 이만수 감독에게 제출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가 있었다. 이 감독은 전 코칭스태프에게 “1군 엔트리에 들어갈 26명의 선수를 적어내라”고 지시했다. 타격코치가 투수를 평가해야 하고, 투수코치 역시 타자들을 가려내야 하는 상황. 이 감독은 골머리를 앓을 코치들을 위해 “평가 대상은 훈련이 아닌, 연습경기로 한정하라”고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가 비로 취소된 경우도 있으니, 한국에 돌아가서 몇 경기를 더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데드라인은 변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코치들도 자신의 파트만을 알아서는 성장할 수 없다. 종합적인 시야를 갖고 있어야 팀에도 더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 코치들도 이런 식으로 평가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투수의 퀵모션(슬라이드스텝)을 평가하려면, 투수코치 뿐만 아니라 주루코치의 의견도 반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포수들 중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서, 배터리코치 뿐만 아니라 투수코치의 안목도 간과할 수 없다. 이광근 수석코치는 “감독님 덕에 코치들도 더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5일 스프링캠프의 마지막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캠프 기간 중 직접 작성한 평가지침 53가지도 공유했다. 이 가운데는 “사인을 너무 자주 내지 말라. 볼카운트 0-3에서도 배팅을 주문하라”등 자신의 공격적인 야구철학을 담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감독은 “아직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26명의 엔트리는 거의 나왔다. 코치들과도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약 3명 정도만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오키나와(일본) | 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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