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정근우가 역대 최고의 팀에서 역대 최고의 2루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두 아들의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쉼 없이 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 올시즌 나를 던져 SK 역대최고팀 만들겠다!
2. 2루수 골든글러브=정근우 확실하게 각인!
2년뒤 FA땐 반드시 해외무대 도전 당찬 꿈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2011년 10월31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얼싸 안은 그 순간, 정근우(30·SK)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슬퍼서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었어요. 정말 어려운 순간이 많았는데, ‘다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에….” 흙투성이가 된 그의 유니폼은 SK의 한 시즌을 대변하고 있었다.
● 첫 번째 꿈, 역대 최고의 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정근우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했다. 마음속에 품은 것은 단 한 가지. “사상 최초의 5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었다. 그리고 그는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하며, 대기록의 주역이 됐다. “이제 한국프로야구 역사도 30년이잖아요.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지금의 SK가 사상 최고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제가 그 일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죠.” 그의 시야는 이미 동시대를 넘어섰다.
● 두 번째 꿈, 역대 최고의 2루수
매년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을 누볐던 그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오르지 못해 TV로 시상식을 지켜봤다. “멍 하더라고요. 아…. 내가 올해 저기에 나갈 정도도 안됐나…. 올해는 2루수 골든글러브가 정근우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싶어요.” 김성래, 강기웅, 박정태, 박종호…. 정근우는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2루수 계보를 잇는다. 공·수·주 어느 면에서도 레전드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역대 최고 2루수 자리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수상은 박정태의 5회다. 정근우는 2번(2006·2009년)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 삶의 분신 ‘런(run)’ & ‘히트(hit)’
그에게는 2개의 황금장갑보다 소중한 2명의 아들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애들 목소리를 들으면 피로가 싹 날아간다”고 했다. 재훈(4)·지완(2)군의 태명은 각각 런(run)과 히트(hit)였다. 아들은 삶의 분신이고, 아들의 애칭은 다채로운 그의 야구색깔을 대변한다.
SK에서 뛰었던 용병 글로버는 정근우를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평한다. 그 역시 “2년 뒤에 FA가 되면 해외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동안 SK는 일본 프로야구팀의 ‘필딩(Fielding·수비훈련)’을 볼 기회가 있었다. 몇 년 전만해도 “우와 진짜 빠르다”는 탄성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와 별 차이가 없다. 어차피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라는 것이 정근우의 평이다. 6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친 정근우는 “체중도 3∼4kg 정도 줄였고,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며 활짝 웃었다.
오키나와(일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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