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밴쿠버 감독 “이영표, 최고의 선수…바랄 게 없다”

입력 2012-05-21 15: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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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이영표(왼쪽)와 마틴 레니 감독. 동아닷컴 DB

[동아닷컴]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였던 밴쿠버는 이영표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MLS 서부지구 9개 팀 중 4위를 달리고 있다. 5승3무3패 승점 18점.

밴쿠버의 감독 마틴 레니(38)도 이영표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레니는 지난 주말 가진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YP(이영표)는 최고의 선수다. 더 이상 그에게 바랄 게 없다. YP의 활약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YP의 활약에 고무되어 향후 한국선수를 추가로 영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밴쿠버의 선전에는 이영표와 마찬가지로 팀에 새롭게 합류한 레니 신임감독의 지도력도 한 몫 했다는 게 현지언론의 평가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젊은 감독 레니는 밴쿠버의 15대 감독으로 올 시즌부터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대부분의 MLS 감독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축구장 밖에서 언론과 인터뷰 하는 것을 기피한다. 레니 감독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날 만큼은 이영표의 소식을 기다리는 한국의 축구팬들을 위해 동아닷컴과의 인터뷰를 수락했다.


<다음은 레니 감독과의 일문일답>

-먼저, 밴쿠버의 제15대 감독으로 취임한걸 축하한다.

: 고맙다. 젊은 나이에 감독이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감독으로 MLS 첫 시즌을 치르고 있다. 생각대로 잘 진행되는가.

: 비교적 그런 편이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물론 리그 4위라는 성적이 훌륭한 건 아니지만 아직 시즌 게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당신이 지향하는 축구스타일은 공격과 수비 중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인가.

: 잘 알다시피 밴쿠버는 지난해 리그 최하위 팀이었다. 실점도 많았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수비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비에 치중하다 상대방의 허점이 생겼을 때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영표를 영입한 이유가 수비력 강화를 위해서라고 해석해도 되는가.
: 물론이다.


-올 시즌 생각하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 다음 주가 캐네디언챔피언십 마지막 주다. 우선은 캐네디언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다. 다음은 MLS정규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어떤 목표를 언급하기 보다는 팀을 잘 운영해 부상자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리라 믿는다.


-당신은 유럽과 미국축구를 모두 다 경험해 봤다. 두 지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축구시장의 규모일 것이다. 잘 알다시피 유럽에서 축구가 갖는 의미는 굉장하다. 수많은 팬, 언론의 관심, 많은 스타플레이어 등 미국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난 시즌 밴쿠버는 리그 최하위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4위를 달리고 있다. 어떤 점이 팀의 발전을 이뤘다고 보는가.
: 먼저, YP처럼 경험이 많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아울러 작년에 비해 부상선수가 적고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팀 분위기가 좋은 것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현지 언론들은 당신의 지도력도 크게 한 몫 했다고 평가한다. 그렇지 않나.

: 그렇게 평가해 주니 고맙다. (웃으며) 내 지도력이 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틴 레니 밴쿠버 감독. 동아닷컴 DB



-밴쿠버는 원정(2승2패)보다 홈 경기(3승1패)에 강하다. 홈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아무래도 홈 구장의 편안함과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선수들로 하여금 승리에 대한 의욕을 더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물론 홈 경기 성적이 더 좋지만 원정경기 성적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현재 밴쿠버는 5승3패3무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선 몇 승 정도를 거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아직 시즌 중이라 딱히 몇 승이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예년 결과를 놓고 보면 14~15승 정도를 하면 플레이오프에는 충분히 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비록 우리 팀이 작년에는 리그 최하위였지만 올해는 플레이오프진출도 노려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밴쿠버는 현재 12득점에 13실점을 하고 있다. 팀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편인데 공격에 더 치중할 계획은 없는가.
: 아직까지는 계속 수비에 더 중점을 둘 생각이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지만 시즌 초반 7경기까지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다 두 경기에서 대량실점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 지금껏 이어온 전술을 당분간은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밴쿠버에는 한국선수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그리고 남북미 선수 등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모여있다. 이들이 서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 모든 선수들이 영어를 다 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축구’라는 공용어와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연습이나 경기에서 소통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디테일 한 부분은 통역이 도와주기 때문에 괜찮다.


-이영표 선수가 지금까지 모든 경기에 풀타임 출전했다. 감독의 입장에서 그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 지금까지 YP가 보여준 활약은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니라 최고다. YP는 축구실력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팀 동료들을 적절하게 지휘하는 능력도 좋다. YP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어 너무 기쁘고 그의 활약에 대 만족하고 있다.


-감독의 입장에서 이영표 선수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YP가 지금껏 해온 대로만 계속 해준다면 더 이상 그에게 바랄 게 없다.


-그렇다면 올 시즌 후 이영표 선수와 재계약 할 의사가 있다고 해석해도 되는가.
: 물론이다. YP만 괜찮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와 재계약하고 싶다.


-이영표의 미국진출로 인해 한국 축구팬들의 MLS관심이 높아졌다.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YP를 영입한 후 경기장을 찾는 한국 팬들이 부쩍 늘었다. 그분들 뿐만 아니라 멀리서 우리 팀을 응원해주는 한국 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향후 한국선수를 더 영입하고 싶다.

LA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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