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에 ‘김연아 학교’ 세운다

입력 2012-06-03 17: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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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수단에 '피겨여왕 김연아'의 이름을 딴 학교가 세워진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신생 독립국인 남수단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건물 한 동 없는 '맨바닥 나뭇그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딱한 상황을 돕기 위한 '학교 100개 세우기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지난 2일 오후 5시,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으로 찾아온 김연아 선수는 지난 5월 7일에 남수단으로부터 한국에 입국하여 학교 100개 세우기 프로그램을 위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선오 신부와 공고미노 수사를 만나 자신의 뜻을 전하고, 그 자리에서 학교 하나를 세우는 데 필요한 7천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이 자리에서 원선오 신부(84, 본명: Vincenzo Donati, 이탈리아 국적, 1961-1981년 한국 체류)는 “어느 TV인터뷰에서 연아 선수가 어린 시절 미셀콴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금 스텔라(김연아 선수의 가톨릭 세례명)는 세계 챔피언이라는 그 꿈을 이뤘고, 이제는 피겨여왕으로서 세상의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자신들도 그렇게 되겠다는 삶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입니다. 특히 별로 희망이 많지 않은 곳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삶의 모델이 되는 것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더욱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인 남수단의 아이들에게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베풀어 주시는, 진정한 챔피언인 스텔라 자매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 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유일한 스승이신 주님께서 명하셨듯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진정한 스승이 되시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랑의 모델이 되시길 기도합니다.”라는 인사말로 자신의 감동스런 마음을 전했다. 특히 '김연아 선생님'을 격려하고 응원하며 감사를 표현하는 의미로, 84세 노인의 불편한 몸이지만 어코디언으로 '다뉴브 왈츠'를 직접 연주하여 들려줬다.

김연아가 원 신부를 만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한 통의 편지였다. 지난 5월 21일 원 신부는 남수단 촌락의 작은 학교 100개 건립을 위한 자신의 모금활동을 알리고, 이에 도움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하는 편지를 마음에 두고 있던 몇몇 인사들에게 보냈는데, 김연아 선수가 이 호소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여 동참한 것이다.

“1년 전에 평창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아프리카의 토고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의 작은 힘이지만 남수단의 아이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게 신부님의 일을 돕고 싶습니다”라고 김연아 선수가 마음을 피력했다.

이에 응답하여 원 신부는 세워지는 학교 중의 하나를 김연아 학교라고 명할 것이며, 이것이 완공되어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는 때가 되면 꼭 방문해 달라고 정중하게 초대하였다.

김연아 선수는 자신도 아이들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인으로서 가난한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을 늘 관심있게 살펴보고 힘 닿는 데까지 돕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고, 원신부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아프리카 토산품인 파피루스 위에 그린 마리아 그림 1점을 선물하였다. 공 고미노 수사는 장차 세워질 학교의 현판에 새겨 넣겠다며 김연아 선수의 사인을 받아 간직하였다.

한편 원신부와 공수사는 한달 가까이 한국에 머물며 많은 후원자들과 독지가들, 특히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정성어린 도움 덕택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6월 3일 밤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떠나 남수단으로 돌아간다.

사진제공|살레시오회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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