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400m 지존은? “그래, 나다”

입력 2012-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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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그레나다에 올림픽 첫 금메달 안겨

43초94로 우승…인구 9만의 섬나라 들썩
임시 휴일 선포 등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
1년 만에 자기 기록 0.66초 단축 ‘급성장’
해외언론들 “세계기록 경신도 가능” 극찬


중미 카리브해 남부의 인구 9만 명인 작은 섬나라 그레나다가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조국에 금메달을 선사한 주인공은 신예 육상스타 키러니 제임스(19). 제임스는 7일(한국시간) 남자 400m 결승에서 43초94의 기록으로 루겔린 산토스(44초46·도미니카공화국), 라론데 고든(44초52·트리니다드토바고)을 제치고 우승했다.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

제임스의 우승과 동시에 그레나다는 환희의 물결로 넘쳐났다.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따낸 금메달 덕분에 수도 세인트조지스의 거리에는 춤을 추고 국기를 흔드는 시민들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그레나다는 1974년 독립한 영연방 국가다. 1984LA올림픽부터 참가했지만 2008베이징올림픽까지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틸먼 토머스 그레나다 총리는 “제임스의 금메달이 조국에 영감을 불어 넣었다”면서 7일 오후를 임시 휴일로 선포했다.


○육상 스타에서 국가 영웅으로

제임스의 올림픽 금메달은 이변이 아니다. 15세 때부터 세계청소년선수권과 중남미국가대항전 등을 제패한 그는 지난해 성인무대에 데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12차 대회를 석권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 400m에서도 우승하며 유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다. 그는 올림픽 이전에도 이미 그레나다의 최고 스포츠 스타였다. 대구 대회 우승 이후 그레나다 수도 세인트 조지에는 제임스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고, 올림픽 개회식 때는 그레나다 기수로 입장한 바 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격이 다르다. 온 국민이 인정하는 그레나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가파른 성장세 육상 400m 새 역사 쓸 것

키 193cm, 체중 79kg로 단거리 육상 선수로는 이상적인 체격 조건을 갖춘 제임스는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 기록인 44초60을 1년 만에 0.66초 단축했다. 개인 최고 기록으로 올림픽 메달을 거머쥘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제임스가 44초대를 돌파할 최초의 비(非) 미국 선수”라며 “현재 세계기록인 마이클 존슨(미국)의 43.18초를 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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