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탄생] 해태 V9, 그 전설이 시작되다

입력 2012-10-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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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김봉연. 스포츠동아DB

10월 15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1983년 아웅산테러로 KS 1주일 연기


부상 김봉연 가세…해태 우승길 열어

1986년 최일언-김시진 완투대결 눈길
2010년 KS 1차전 김광현 6연속 K쇼


해태의 ‘V9’ 전설이 시작된 첫 날이다. 1983년 10월 15일 해태-MBC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이 광주에서 열렸다. 당초 10월 9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로 1주일 미뤄졌다. 전반기 휴식기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고 재활 중이던 해태 김봉연은 그 1주일 덕분에 KS 출전이 가능해졌다. 해태로선 행운이었다. MBC 오영일과 해태 이상윤이 선발 대결을 벌였다. 고(故) 김동엽 MBC 감독은 전날 에이스 하기룡을 선발로 예고했으나, 이유 없이 교체했다.

해태에 또 한번의 행운이 1회말 찾아왔다. 무사 1·2루서 김성한의 3루 땅볼을 이광은이 놓쳤다. 부러진 배트가 공과 함께 날아가자 3루수 이광은이 대시하지 못했다. 1사 만루서 김종모의 2타점 적시타, 김무종의 1루 땅볼로 3-0 리드를 잡으며 해태가 흐름을 탔다. 시즌 도중 봉합됐던 김 감독과 이광은의 감정싸움은 1회 수비를 계기로 터져버렸다. 김 감독이 덕아웃에서 이광은이 수비에서 태업을 했다고 소리치는 바람에 팀 분위기는 급랭했다.

이광은은 훗날 “타구가 묘했다. 내 수비능력 이상의 공이었다”고 회고했다. 해태는 2회 1사 1루서 김일권의 우월 3루타로 4-0을 만들었으나, 김 감독은 어쩐 일인지 선발 오영일로 끝까지 버티다 대량실점했다. 그해 20승을 거둔 해태 최초의 에이스 이상윤은 5회까지 1안타만 내주며 역투했다. MBC는 6회 김인식의 2점홈런으로 7-2를 만들고, 8회 2사 만루서 이종도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했으나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최일언과 김시진의 완투 대결

1986년 10월 15일 삼성-OB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이 벌어졌다. 두 선발 투수가 완투 대결을 벌였다. OB 최일언은 삼성 타자 30명을 상대로 8안타 6탈삼진 완봉승을 따냈다. 시즌 내내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던 삼성 김시진도 OB 26타자를 맞아 5안타 2탈삼진으로 역투했으나 2실점 완투패를 당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에 화난 김성근 감독

1989년 10월 15일 해태-태평양의 PO 2차전. 해태가 김정수∼조계현의 계투로 태평양을 3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태평양 선발 최창호도 6회까지 단 2안타로 역투했다. 7회 김성한이 최창호의 초구를 결승 홈런으로 열결했다. 8회 1사 1·2루서 태평양 원원근이 볼 3개를 연속으로 골라냈다. 4구째를 이일복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태평양 벤치는 공이 낮았다며 맹렬히 항의했다. 원원근은 이후 ‘3-6-3’ 병살로 물러났고, 경기는 끝났다. 태평양 김성근 감독은 판정 때문에 졌다고 대놓고 말해 3차전 때 인천구장에서 관중이 심판에게 난동에 가까운 항의를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주형광-권명철의 명품 투수전

1995년 10월 15일 OB-롯데의 KS 2차전. 롯데 주형광과 OB 권명철이 투수전을 펼쳤다. 경기는 1-1인 9회 2사 만루서 롯데 2번째 투수 강상수가 김민호에게 KS 사상 2번째인 끝내기 밀어내기 4구를 내주며 OB의 2-1 승리로 끝났다. 권명철은 9이닝 동안 28타자를 맞아 2안타를 맞고 삼진 6개를 잡았다. 1실점 완투. 주형광은 8.1이닝 5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OB의 5안타와 롯데의 2안타는 그 당시로선 역대 포스트시리즈 한 경기 최소안타였고, 롯데의 2안타도 한 경기 팀 최소안타였다.

10월 15일은 해태의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의 전설이 시작된 날이다. 1983년 10월 15일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해태는 MBC에 승리했다. 선발투수 이상윤은 1983년 20승을 기록한 해태왕조의 첫 번째 에이스였다. 스포츠동아 DB




○아들이 시구하고 아버지가 홈런 친 날

1999년 10월 15일 삼성-롯데의 PO 3차전. 롯데 박정태의 다섯 살 난 아들 시찬이 시구를 했다. 롯데 박정태는 1사 2루서 선제 적시타를 날린 데 이어 8회 2점홈런을 때려 아들에게 훌륭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에서 이적해온 박석진이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6연속타자 탈삼진쇼

2010년 10월 15일 SK-삼성의 KS 1차전. SK 선발 김광현이 역투했다. 1회 선두타자 박한이를 2루 땅볼로 솎아낸 뒤 2번타자 김상수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1회 박석민마저 삼진으로 잡아냈고, 2회 최형우∼진갑용∼신명철, 3회 첫 타자 강봉규까지 연속 삼진을 낚았다. 6연속타자 탈삼진은 역대 KS 신기록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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