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의 요청으로 군입대를 1년 미룬 KIA 나지완은 2013시즌 홈런왕이 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요즘도 등산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 홈런왕 등극에 자극
10kg 체중 감량 순발력·스피드 업
화끈한 홈런포로 KIA 우승선봉 각오
“잠재력을 폭발시켜 2013년 홈런왕에 도전하겠다.”
KIA 나지완(27)의 야심 찬 포부다. 올 시즌 넥센 박병호(26)가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화려한 꽃을 피웠듯, 내년에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나지완은 14일 “내년 시즌이 우리 팀으로선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누구 못지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수비는 몰라도, 방망이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 홈런왕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KIA의 중심타선으로 여전히 ‘LCK포(이범호-최희섭-김상현)’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내비쳤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형들이지만, 최근 2년 동안 우리 팀에서 4번을 가장 많이 친 선수가 누군가. 바로 나다. 형들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서 다시 중심타선에 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2년 나지완은 11개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2년째였던 2009년 23홈런을 때리고, 지난해에도 18홈런을 친 것을 떠올리면 스스로도 만족할 수 없는 홈런수. 그는 “올 시즌은 프로 데뷔 후 가장 힘든 시즌이었던 것 같다”며 “성적도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내년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초 올 시즌을 끝내고 군에 입대하려던 나지완은 선동열 감독의 요청으로 입대를 1년 미룬 상태다. 나지완은 “감독님께서 내게 군대를 가지 말라고 한건, 내 가치를 그만큼 인정해주신 것”이라며 “마무리캠프에서 감독님도, 이순철 수석코치님도, 김용달 타격코치님도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 내년에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지완은 오프시즌 들어 체중을 7kg 줄였다. 앞으로 3∼4kg 정도 더 감량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몸이 가벼워지면 순발력과 배트 스피드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 그는 “수비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기롭게 ‘홈런왕 도전’을 선언했지만, 나지완 스스로도 내년 시즌 풀타임 출장을 보장받지 못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50억원의 사나이’ 김주찬이 가세하면서 외야에선 이용규 김상현 김원섭에 자신까지 모두 5명이 세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스스로 인정하듯 수비에 약점을 안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장점인 공격력 극대화는 물론 수비력 강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나지완이 자신의 바람대로 ‘2013년의 박병호’가 될 수 있을까. 12월 비활동기간에도 등산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꾸준히 몸을 만들고 있는 그의 시선은 벌써 내년 시즌을 향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