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억원 주시오”…뼛조각 디민 ‘4차원’ 안지만

입력 2012-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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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안지만은 최근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5억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했다. 스스로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서도 마운드에서처럼 배짱을 부렸다. 동아DB

삼성 안지만은 최근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5억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했다. 스스로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서도 마운드에서처럼 배짱을 부렸다. 동아DB

일본서 팔꿈치 수술 후 뼛조각 포장 허걱!
1차 협상때 “5억 콜” 실무자 할말 잃어
“뼈 깎아서 돈 버는건데” 배짱은 넘버원


“뼈를 깎아서 돈을 버는데….”

삼성 안지만(29)은 순진한 듯하면서도 약간은 4차원적이다. 남들은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그는 지난달 말 일본 나고야 주니치 병원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공을 던질 때마다 눈물이 날 만큼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뼛조각. 쳐다보기도 싫을 법도 하지만, 그는 그것을 고이 포장해 귀국했다. “작은 건 버리고 큰 것만 들고 왔는데, 딱 10개다”며 웃었다.

무엇에 쓰려는 것일까. 안지만은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답했다. “뼈를 깎아서 돈을 버는 거잖아요. 고이 모셔야죠. 내년 시즌 이 뼛조각을 라커에 걸어두고 있을지도 몰라요. 뼛조각 보면서 각오를 다져야죠.”

다행히 수술은 잘 됐고, 경과도 좋다. 수술 후 한동안 식사를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주부터 재활훈련을 시작한 뒤 팔이 빠르게 펴지기 시작했다. 별다른 통증도 없다. “병원에선 (내년) 3월부터 캐치볼과 섀도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느낌으로는 3월 안에 공을 던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리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러다 개막전에 등판할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너무 빨라 걱정이에요. 일부러 천천히 해야 할 것 같아요.”

안지만은 내년 1월 20일 삼성 선수단 본진의 괌 전지훈련 출발일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진행하면 회복 속도를 더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최근 삼성 권오경 트레이너와 함께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웨이트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다. 수술 부위를 제외한 하체와 상체의 밸런스를 잡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내년 연봉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을까. 삼성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구단과 한 차례 만났다. 그 자리에서 “5억원을 달라”며 큰소리를 쳤다. 올해 연봉 2억5000만원에서 100% 인상된 금액.

협상 실무자인 운영팀 이준민 사원은 그의 첫 마디에 할말을 잃고 조용한 목소리로 “알고만 있을게”라고 답한 뒤 돌려보냈다고 한다.

“어차피 구단에서 그만큼 안 줄 거라는 거 알아요. 그냥 첫 협상에서 큰소리 좀 쳐봤어요. 적당한 선에서 사인해야죠. 그렇다고 헐값 제시하면 ‘차라리 동결해달라’고 할 거예요. 뼈를 깎아서 돈을 버는 건데….” 마운드에서만큼이나 연봉협상에서도 배짱부터 부리는 안지만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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