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우즈도, ‘전설’ 잭 니클라우스도 못 이룬 그 꿈 박인비 ‘그랜드슬램’ 쏜다

입력 2013-07-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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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 박인비. 사진제공|IB월드와이드

■ 3연속 메이저 제패, 그녀의 새 목표

‘4대 메이저대회’ 남녀 골프 역사상 전무
8월1일 브리티시 오픈 우승땐 새 역사
에비앙대회도 포함…놓칠수 없는 찬스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세상이 열렸다. 박인비가 제68회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 정상을 차지하며 3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이뤘다. 미국 LPGA 투어에서 63년 만에 작성된 대기록이다.

박인비는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서보낵 골프장(파72·682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 경기에서 2오버파 74타를 쳤지만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을 지켜냈다. 2위 김인경(25·4언더파 284타)을 4타 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다.

미국 LPGA 투어에서 시즌 초반 3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한 건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또한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갖고 있던 한국선수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갈아 치웠다. 시즌 6승을 달성하며 박세리(2001년과 2002년)의 5승을 넘어 섰다.

이제 그의 목표는 ‘그랜드 슬램’에 맞춰져 있다.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그랜드 슬램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시즌에 상관없이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Career Grand Slam)과 한 시즌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Calender Grand Slam)이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통상 ‘그랜드 슬램’이라고 표현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한 스타는 많다. 그러나 그랜드 슬램은 골프의 전설도, 영웅도, 황제도, 그리고 여제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골프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전설’로 불리는 보비 존스(미국)가 유일하다. 그는 1930년 US오픈과 US아마추어 선수권, 브리티시오픈과 브리티시 아마추어 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그랜드 슬래머’가 됐다. 그러나 당시엔 프로 대회로 규정되지 않고 아마추어 대회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지금의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가 확립된 뒤로는 전무하다. 메이저 18승을 이뤄 ‘살아 있는 골프의 전설’로 불리는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그랜드 슬램에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그만큼 이루기 어려운 기록이다.

LPGA 투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석스(미국)를 비롯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등 6명이 있다. 그러나 그랜드 슬램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베이브 자하리아스, 샌드라 헤이니가 1950년과 1964년 한 시즌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했으나 당시 메이저 대회는 3개와 2개였다.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하는 그랜드 슬램과는 거리가 멀다. 한 시즌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선수는 3명 있었다. 자하리아스, 미키 라이트(1961년), 팻 브래들리(1986년)가 메이저 3승을 기록했다.

3개 메이저 대회를 정복한 박인비는 8월 1일부터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그랜드 슬램의 완전정복에 나선다.

LPGA 투어는 올해부터 에비앙 마스터스를 메이저 대회를 합류시켜 5개가 됐다. 이에 따라 그랜드 슬램 규정이 약간 복잡해졌다. 아직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골프처럼 메이저 대회를 규정하고 있는 테니스의 경우 통상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그랜드 슬램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박인비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진정한 그랜드 슬램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해도 그랜드 슬램이라는 타이틀은 얻을 수 있다. 놓칠 수 없는 대기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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