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송종국(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채널A
수원삼성과 부산아이파크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0라운드가 열린 7월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여름이적시장 마감일이던 이날의 화제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산토스)뿐인 수원의 행보에 쏠렸다. 수원 구단 창단 이후 외국인 쿼터를 다 활용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기업(삼성전자) 차원의 ‘팀 운영비 절감’ 지침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수원의 스쿼드는 항상 화려했고, 또 두터웠기에 당면한 현실은 상당히 어색했다.
그래서일까. 수원 서정원 감독을 만난 취재진이 가장 먼저 물은 것도 “이적 마감이 이제 몇 시간 안 남았는데, 깜짝 영입 없느냐”였다. 이에 “정말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던 서 감독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가 가리킨 주인공은 수원에서 현역 시절을 보낸 송종국 MBC해설위원이다. 그는 이날 경기장을 찾아 서 감독에게 인사차 들렀다. 서 감독이 “당장 계약하자”고 하자 돌아온 송 위원의 대답도 기가 막혔다. “안 그래도 몸 좀 만들었는데. 어제 경기에서 1골1도움을 했다니까.”
송종국은 전날(7월30일) 경기도 남양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유·청소년축구대회 I-리그 여름축구축제 개막 행사인 전 국가대표팀 올스타와 연예인 축구단의 친선경기에 나서 녹슬지 않은 감각을 뽐냈다는 후문. 씁쓸한 미소로 송 위원과 헤어진 서 감독은 “마땅한 백업이 없어 우린 한 명이라도 빠지면 타격이 크다. (선수 수급 불가) 상황을 알고, 코치들의 선수 등록을 고려했다”고 농담했다. 사실 수원의 코칭스태프는 이병근-최성용-고종수 등 가장 화려한 구단 역사를 만든 주역들이었으니 서 감독의 푸념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