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케빈 코치 “컨디션·기록 최상의 상태”
멀더·가토 등 경쟁자 3명과 막상막하
마음 비우고 제 실력 발휘하느냐 관건
모태범(25·대한항공)이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금빛질주를 한다. 국가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는 케빈 크로켓(40·캐나다) 코치는 “이상화와 모태범이 지금껏 본 것 중에 컨디션이 가장 좋다”며 “기록도 만족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정도만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모태범, 스피드↑ 최고의 컨디션
모태범은 경기를 하루 앞둔 9일 공식훈련에서 트랙을 돌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케빈 코치는 “(소치에 도착한 이후) 지금까지는 스피드를 조절하며 훈련을 해왔지만, 경기가 가까워오면서 속도를 끌어올렸다. 전력으로 (트랙을) 돌아보니 기록이 만족스럽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미첼 멀더(네덜란드), 가토 조지(일본)와 함께 모태범을 메달 후보로 거론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근거가 있다. 모태범은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2013∼2014시즌 월드컵 포인트 527점을 획득해 종합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선 500m와 1000m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 경쟁자는?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미첼 멀더는 이번 시즌 월드컵 포인트 458점을 쌓아 종합순위에서 2위로 떨어졌지만, 2013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운 시즌 최고 기록(34초26)에선 모태범(34초28)보다 0.02초 빠르다. 가토 조지도 월드컵 포인트(434점)가 낮아 종합순위에선 4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베스트 기록이 34초25로 좋았다.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도 빼놓을 수 없는 강력한 경쟁자다. 월드컵 2차 대회에선 멀더와 가토보다 빠른 레이스(34초24)를 펼쳤다.
4명의 실력이 비슷해 누가 먼저 부담감을 떨쳐내고 제 실력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모태범은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한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한 4년간 부족한 점이 뭔지 깨달았고, 실패도 해봤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뿐이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과연 모태범이 한국선수단에 금빛 낭보를 전할 수 있을까.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