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애틀랜타 개티스 “PS서 다저스에 설욕 하고파”

입력 2014-06-27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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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개티스.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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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메이저리그 데뷔 2년째를 맞은 애틀랜타 포수 에반 개티스(28)의 표정이 한결 밝고 안정돼 보였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체이스필드에서 동아닷컴 취재진과 재회한 개티스는 “작년에 비해 한결 편하게 잘 지낸다”며 밝게 웃었다. 그를 처음 만났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개티스는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하지만 남다른 그의 인생역전 이야기가 알려지며 ‘메이저리그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려 가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州) 출신인 개티스는 좋은 코치 밑에서 야구를 배우기 위해 고등학교를 세 곳이나 옮겨 다닐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실력도 좋아 그 지역 최고 유망주로 손꼽힐 정도.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발생했다.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아무도 개티스를 지명하지 않은 것.

낙심한 개티스는 야구장학생으로 선발된 텍사스 A&M 대학 진학도 포기했다. 불안장애가 생기자 스스로 치료하겠다는 엉뚱한 발상으로 술과 대마초의 힘을 빌렸다. 상태가 좋아질 리 만무했다. 모친의 권유로 약물치료기관을 거쳐 애리조나 세도나로 건너간 개티스는 그곳에서 3개월간 추가치료를 받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 후 오클라호마에 있는 2년제 대학 야구코치의 부름을 받은 개티스는 의욕적으로 필드에 복귀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무릎부상을 당하자 심한 회의감을 느낀 체 또 다시 유니폼을 벗어 던졌다.

이후 개티스는 피자가게, 스키장 등에서 일하며 야구와는 전혀 상반된 삶을 살았다. 심지어 청소부로 일하며 이곳 저곳을 떠돌았다. 하지만 개티스는 그의 재능을 아까워한 이복동생의 권유로 2009년 텍사스 지역의 한 대학에서 다시 야구를 시작했고, 그 해 타율 0.403에 홈런 11개를 쏘아 올렸다. 그러자 애틀랜타는 2010년 신인드래프트23라운드에서 개티스를 지명했다.

먼 길을 돌아 어렵게 프로에 입문한 개티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해 타율 0.368 6홈런으로 실력을 과시했다. 그러자 운도 따랐다. 당시 애틀랜타 주전포수였던 브라이언 맥캔(30. 뉴욕 양키스)과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25)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

이 때문에 포수와 외야수 겸업이 가능한 개티스는 개막전 25인 명단에 포함됐고 지난해 4월 자신의 빅리그 데뷔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후 개티스는 4월 한 달간 6홈런 16타점의 성적을 올려 당시 류현진(27. LA 다저스)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에반 개티스. 동아닷컴DB

에반 개티스. 동아닷컴DB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총 105경기에 출전한 개티스는 타율 0.243 21홈런 65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주전포수였던 맥캔의 이적으로 올 시즌 애틀랜타의 안방마님이 된 개티스는 9일 현재 총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 12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그가 리드하는 애틀랜타 마운드는 9일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팀 퀄리티스타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총 60경기 중 44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애틀랜타는 팀 성적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동아닷컴은 메이저리그 신데렐라에서 강팀 애틀랜타의 안방마님으로 변모한 개티스를 지난 9일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개티스와의 일문일답.

-오랜만이다. 그 동안 잘 지냈나?

“(웃으며) 그렇다. 잘 지내고 있다.”

-지난해 처음 만났을 때 보다 한결 편하고 밝아 보인다.

“(웃으며) 그런가?”

-그렇다. 작년에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는 잘 웃지도 않았다. 기억하나?

“(웃으며) 그랬었나? 하하. 사실 지난해에는 갑자기 빅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돼 정신이 없었다. 그 때는 뭐라고 할까?”

-임시직(Temporary)이라고 생각했나?

“맞다. 임시직! 작년에는 언제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지 몰라 사실 불안했다. 하지만 올해는 팀의 주전포수가 되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걱정이 없어져서 그런지 마음이 한결 편하고 좋아졌다.”

-팀의 주전포수로서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직 배우고 익혀야 할 게 많기 때문이다. 우리 팀 투수들과의 호흡도 그렇고 상대팀 타자들에 대한 전력분석 등 할 일이 많다.”
에반 개티스. 동아닷컴DB

에반 개티스. 동아닷컴DB


-빅리그 데뷔 첫 해였던 작년과 비교해 올 해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빅리그 생활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책임감이다. 작년에는 주전이 아니다 보니 실수를 하거나 해도 크게 부담이 없었는데 올해는 부담감도 그렇지만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홈런을 쳤을 때 당신의 부모가 경기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어서 화제가 됐다. 부모님도 잘 지내시나?

“그렇다. 두 분 모두 잘 지내신다. (웃으며) 물어봐 줘서 고맙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은 목표는 없다. 다만 부상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가능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팀 전력에 보탬이 되고 싶고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하고 싶다.”

-당신의 리드 덕에 애틀랜타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퀄리티스타트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팀 성적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다.

“(웃으며) 과찬이다. 나는 아직 더 노력하고 배울 게 많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 게다가 시즌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디비전시리즈(NLDS)에서 LA 다저스에게 졌다.

“(웃으며) 아쉽게도 그랬다.”

-올 해도 두 팀이 NLDS에서 다시 만날 확률이 있다. 다시 만난다면?

“당연히 이기고 싶다. 작년에 졌으니 올해는 이겨야 하지 않겠는가? 하하.”

-(웃으며) 복수의 시간인가?

“복수까지는 아니고 같은 팀에게 두 번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질 수 없다. 올 해 다저스와 다시 포스트시즌에서 붙는다면 꼭 이기고 싶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다. 당신의 바람대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바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됐는데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약 부탁한다.

“과찬이다. 찾아줘서 고맙고 남은 기간에도 열심히 해서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고맙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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