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맹 “경기 지각 몰수패는 실격”
“경기에 늦었다고 동메달까지 빼앗는 건 있을 수 없는 처사다.”
세팍타크로 남녀부 더블 종목 시상식을 마친 22일 부천체육관. 은메달을 받은 라오스 여자대표팀의 방커마니 셍통 감독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남자부 준결승에 진출해 우리가 받기로 된 동메달을, 왜 싱가포르가 받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라오스는 21일 한국과 준결승에서 경기시간에 맞춰 나타나지 않아 지각 몰수패를 당했다. 심판진은 20분을 기다린 끝에 몰수패를 선언했고, 라오스는 30여분 뒤 경기장에 들어섰으나 소용없었다. 경기시간을 4시로 착각했다는 게 세팍타크로 관계자의 전언. 셍통 감독은 “선수들이 피로를 느껴 선수촌에서 휴식을 가지려고 했다. 길이 막혀 경기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국제세팍타크로연맹 관계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선수들의 휴식을 위해 경기장 옆 에어컨이 딸린 4개의 대형 컨테이너를 준비했고, 지하에는 몸을 풀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선수촌으로 간 까닭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메달이라도 받을 줄 알았던 라오스의 꿈은 21일 저녁 산산조각이 났다. 몰수패를 당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했어도 메달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세팍타크로는 별도의 3∼4위 결정전 없이 두 팀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준결승전서 몰수패 라오스는 동메달을 받을 줄 알았지만 그 자격마저 잃어버렸다. 대신 조별리그 탈락한 A조 3위 싱가포르가 B조 3위를 차지한 인도네시아에 세트득실에서 앞서 4위를 승계했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세팍타크로연맹 관계자는 “라오스는 기권이 아닌 실격을 당했기 때문에 메달 자격이 안 된다. 국제 룰에 따라 세트득실에서 앞선 싱가포르에게 동메달을 부여했다. 라오스에서 공식적인 항의나 제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천|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