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구단 동계훈련도 눈칫밥

입력 2014-12-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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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문제·지역정서 탓에 대부분 해외전훈 포기

K리그 도시민구단들은 올 시즌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온갖 좋지 못한 풍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대개는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 어려움이다. 빡빡한 살림살이에 연말만 되면 직원은 물론 선수단 봉급을 체불하는 팀들이 등장했다. 11∼12월 봉급이 밀린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극심한 재정 한파는 선수단 동계 훈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절대 다수가 해외 전지훈련을 기피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전지훈련을 결정한 도시민구단은 클래식(1부리그) 성남FC와 대전 시티즌, 챌린지(2부리그) 대구FC 뿐이다. 성남과 대전은 일본에 캠프를 차리고, 대구는 터키 안탈리아로 향한다. 나머지는 미정이거나 사실상 해외 훈련 계획을 포기했다. 인천은 광양과 제주에서 1·2차 캠프를 차린다. 광주FC는 일본 큐슈 지역을 검토 중이지만 결정이 워낙 늦어 캠프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잡은 훈련장과 숙소 등 필수 시설은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다. 발 빠른 다른 팀들은 시즌 중 구단 직원을 현지 파견해 전지훈련 일정을 일찌감치 완성했다.

그러나 해외 전지훈련 포기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로 향할 경우 항공료는 들지만 숙식과 교통편 등 체류 비용은 국내가 더 많이 든다는 이야기다. 또 같은 해외라고 하더라도 초호화 시설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유럽보다 이웃나라 일본이 비싸다는 분석도 있다. K리그의 한 관계자는 “30여 명이 터키에서 3주 가량 체류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은 2억원 남짓이다. 일본은 이보다 최소 5000만원∼1억원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국내도 워낙 숙식비용이 비싸 1억5000만∼2억 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시민구단의 태생적 한계를 주목한다. 한 도시민구단 직원은 “‘해외는 비싸다’라는 선입견과 구단 운영 자금원인 지역 정서, 눈치 탓에 어쩔 수 없다”고 푸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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