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석 대표. 스포츠동아DB
타율 야구에 길들여진 어린 선수들
철저한 자율야구 미국선 실패 위험
“프로화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넥센 이장석(49·사진) 대표는 강정호(28)에 이어 박병호(29)도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지원할 생각이다. 구단의 허락을 받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7시즌)을 얻지만, 이 대표는 흔쾌히 허락하겠다는 태도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것을 ‘위험부담이 큰 모험’이라고 주장했다. 에이전트의 감언이설에 이끌려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갈 경우 실패 확률은 그만큼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루키리그만 해도 매년 얼마나 많은 선수들 쏟아져 들어오는지 모른다. 한국처럼 코치가 선수한테 붙어서 지도해주지도 않는다. 아프면 누가 보살펴 주지도 않고 바로 버린다”면서 “특히 우리 중·고등학교 야구는 타율야구지 자율야구가 아니다. 대부분 고교 시절까지 아이가 자율의지보다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미국에 가서 성공할 확률은 그만큼 떨어진다. 그 과정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찬호가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성공가도를 달리자 이후 수많은 한국 아마추어 선수들이 빅리그 무대를 노크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를 맛보고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특히 고졸 선수 중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본 선수도 봉중근 백차승 추신수 류제국 4명뿐이다.
일본도 고졸 선수가 미국으로 곧바로 건너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1996년 일본인으로 사상 3번째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스즈키 마코토(ML 통산 16승31패)가 그나마 이름을 알린 정도다. 성공한 선수들은 거의 모두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에 뛰어든 선수들이다.
한국도 최근엔 이런 분위기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한 류현진이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도 프로화 과정을 거친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성공한다면 앞으로 한국야구의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엔 신인 선수가 우리 구단에 뽑히면 부모님들이 안 좋아했는데, 지금은 아주 좋아하신다”며 웃더니 “특급선수가 우리 구단에 오면 성공하고, 메이저리그에도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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