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해피엔딩 ‘오지환 드라마’

입력 2015-07-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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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왼쪽)이 8일 잠실 롯데전 연장 11회말 1사 만루서 끝내기안타로 1-0 승리를 이끈 뒤 팀 동료 유강남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롯데전 ‘통쾌한 끝내기’ 4시간 혈투 마침표…LG 4연패도 끊었다

전날 송구 실책·무안타 한방에 만회
루카스도 7.2이닝 12K 무실점 역투

두산 오재원 8호 솔로포·스와잭 2승

전날과는 너무도 다른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고,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이는 전날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LG 오지환이었다.

롯데-LG전이 열린 8일 잠실구장. 양팀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전날 경기에서 양팀은 33안타(롯데 17개·LG 16개)의 난타전을 벌였다. 실책도 총 3개나 나온 졸전이었다. 4시간이 넘는 혈전의 승자는 롯데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LG가 설욕했다.

LG 선발 루카스 하렐은 한국무대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7.2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던지면서 3안타 3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투구이닝, 탈삼진 모두 올 시즌 최다였다. 선발등판에서 무실점도 처음이었다. 마운드에서 흥분을 자제하지 못하고 불만을 표출하기 바빴던 ‘미운 오리’가 ‘백조’로 거듭난 셈이었다.

롯데 선발 송승준도 만만치 않았다. 송승준은 루카스보다 많은 8이닝 동안 124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역시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 최다투구수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LG 편이었다. 연장 10회말 2사 만루서 점수를 뽑지 못했으나, 11회말 다시 기회가 왔다. 이진영의 우전안타로 1사 1·3루. 롯데 벤치는 채은성을 고의4구로 걸렀다. 다음타자는 전날 5타수 무안타 등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오지환. 롯데 벤치는 좌타자 오지환을 맞아 왼손투수 이명우를 내세웠다.

그러나 오지환은 이명우의 초구 슬라이더에 배트를 돌려 우중간을 갈랐다. 끝내기에 대비한 시프트에서 수비가 텅 빈 공간으로 호쾌한 장타를 날렸다. 개인 5번째, 시즌 29번째 끝내기안타였다. LG의 1-0 승리.

오지환은 전날 2-3으로 역전당한 6회초 1사 1·2루서 롯데 대타 오현근의 유격수 앞 내야안타 때 송구 실책을 범해 4점째를 내줬다. 사실상 롯데 쪽으로 승부가 기운 장면이었다. 타석에서도 2차례의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훌훌 털고 ‘속죄타’를 날렸다. 경기 후 오지환은 “어제 내가 실수를 한데다, 타격까지 부진해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며 “찬스에서 자신감 있게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오늘은 단순하게 직구 타이밍에 늦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전에선 두산이 한화를 9-4로 눌렀다. 두산 선발 앤서니 스와잭은 5이닝 4안타 3볼넷으로 3실점하고도 타선 지원에 힘입어 2승째(1패)를 따냈고, 오재원은 8-3으로 앞선 6회 좌월솔로홈런(시즌 8호)을 터트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한화 정근우는 5회초 2루를 훔쳐 역대 10번째 10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고, 이용규는 7회초 좌전안타로 역대 40번째 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신고했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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