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자생력, 축구 행정가 손에 달렸다

입력 2016-01-0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축구는 K리그 발전과 국제경쟁력 향상을 이끌 전문 행정가에 대한 갈증이 깊다. 지난해 11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행정가 양성을 위한 ‘축구산업아카데미’ 4기 10주차 교육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2016년 다시 뛰는 한국축구


<중> 한국축구, 행정력을 키워라!

한국축구는 2015년 ‘슈틸리케호’의 빼어난 성과 속에 모처럼 희망을 봤다. 2014브라질월드컵의 참패를 딛고 일어선 국가대표팀의 쾌속항해는 팬들에게 미소를 안겼다. 그러나 여전히 K리그 스탠드에는 빈자리가 많았고, 그라운드는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한국축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스포츠동아는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한국축구의 발전방안과 지향점을 3회에 걸쳐 제시한다.


팍팍한 예산, 선수 육성부터 수익 창출까지
갈수록 행정가 역할 증대…인재 양성 절실
한국축구 위상 강화 국제적 행정가도 필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프로스포츠에선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하는 것이 팬들에게는 최고의 서비스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경기력으로만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 축소되는 예산…수익창출·경영개선 노력 절실

최근 들어 K리그 구단들 사이에선 ‘자생력 키우기’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도·시민구단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북현대 정도를 제외하면 각 구단의 예산은 점차 줄어드는 형편이다. 그 반대로 선수단 연봉을 비롯한 인건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기업 구단들마저 스타급 선수의 몸값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이르렀다. 몸값이 불어난 선수를 타 구단에 내주고 일정 수준의 이적료를 챙기는 구단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마냥 이러한 상황을 반복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스타플레이어가 빠져나가면 최고의 고객인 팬들의 실망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선수를 지켜내는 것도 능력이다. 구단 수익의 증대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또는 확실한 정책 수립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K리그에서 유스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기로 소문난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 아예 유스 시스템 투자에 ‘올인’을 선언했다. 포항은 2016시즌 홈경기 입장수익, 구단용품 판매수익 등 구단 수익 전액을 유스 시스템 투자에 쓰기로 방침을 세웠다. ‘포항 선수를 포항 팬들이 키운다’는 것이 모토다.

행정가로 성장할 인재를 육성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발맞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당장보다는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맹은 축구산업아카데미를 설립해 교육생들을 선발한 뒤 구단 경영, 선수단 운영, 마케팅,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국제업무 등 축구 및 스포츠산업 분야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단체로는 최초다.


● 한국축구 입장 대변할 국제적 행정가가 필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FIFA로부터 6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정 명예회장의 FIFA 대권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정 명예회장은 1994년부터 2011년까지 FIFA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축구에 큰 힘을 실어줬다. 정 명예회장이 퇴진한 뒤로는 한국축구의 입장을 대변해줄 행정가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FIFA 집행위원 선거에 나서기도 했지만, 아쉽게 낙선했다. 정 회장은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제적 행정가가 부족한 한국축구에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한국축구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기 위해선 국제적 행정가의 등장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FIFA 또는 AFC 임원이 될 경우, 국제대회는 물론 A매치도 좀더 수월하게 성사시킬 수 있어 한국축구의 저변을 높이는 데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본 J리그는 수년 전부터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지도자들과 행정가들을 파견해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