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년차 베테랑’ 김형일, “알찬 프리시즌…풍성한 가을수확 향해”

입력 2016-01-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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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형일. 스포츠동아DB

보다 과감한 플레이 주문받는 전북 고참 수비수 김형일
유일하게 일구지 못한 아시아 정상 향해 끝없는 정진 예고


영광의 2016시즌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전북현대와 21세 이하(U-21) 슬로바키아 대표팀의 연습경기가 열린 지난 19일(한국시간) 자이드 스포츠시티 훈련장. 1-2 패배로 끝난 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제자들을 즉시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서 스승은 수비수들을 향해 따끔하게 한 소리를 했다. “무의미하게 그냥 터치라인 밖으로 볼을 걷어내면 안 되지. 그리고 우리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벽이 슬금슬금 나오는데, 왜 아무도 심판에 어필을 안 했지? 골 먹어도 좋으니까 전진해 압박해주고 제자리로 돌아오라고 했잖아.”

매서운 눈매로 선수 하나하나를 바라보던 최 감독의 시선에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형일(32) 역시 빠지지 못했다. 한참 후 조심스레 그 장면을 물어봤다. “맞다. 내 역할을 못한 거다. 중심을 잡아줘야 했는데, 그럴 틈이 없었다.”

전북 유니폼을 입고 2번째 시즌, 프로 통산 11번째 시즌을 맞이한 김형일은 “동계훈련을 알차게 보내 우리가 목표한 아시아 클럽 정상에 기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새 시즌 준비가 본격화됐다.


“공격수도, 수비수들도 모두 어렵고 힘들게 뛰고 있다. 누구 하나 대충 하는 이가 없다. 모두가 똑같이 고통스럽기에 이 순간조차 즐겨야 한다. 다들 한 걸음씩 더 뛴다는 생각이라 더욱 끈끈해진다. 내로라하는 이름값의 동료, 선·후배들이 있어 큰 힘을 받고 있다.”


-‘공격 앞으로’의 기조가 계속되는데.

“수비수들의 공격가담 빈도가 크게 늘어날 것 같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 우리가 카운트어택을 자주 얻어맞았는데, 이럴수록 더 상대를 압박하고 부딪혀줘야 한다. 훨씬 과감해지고 투지가 필요하다.”


-전북에 온지 2년째다.

“활동량과 운동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경기장에서 워낙 많은 움직임이 요구되다보니 힘들 때도 있지만 이는 당연하다. 전북은 모든 면에서 앞선다. 성적이 요구되는 만큼 지원도 최상이다. 좋은 숙소와 좋은 훈련시설을 충분히 즐기고 누리고 있다.”


-전북에 처음 왔을 때와 지금은 무슨 차이가 있나.

“입단 첫 해(2015년)는 부담과 설렘이 공존했다. 이제는 한 시즌을 보내며 이룬 성과도 있고, 진짜 ‘내 팀’이란 생각이 든다. 생활면에서 자유롭고 한층 밝아졌다. 가족들도 전주에 머무는 생활에 굉장히 만족해한다. 계약연장을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웃음). 올 시즌 뭔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느낌도 좋다. 꼭 이룰 것 같다는 생각이다.”


-수비수로 본 전북의 장단점은?

“두터우면서도 실력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데 누구 하나 튀지 않는다. 각자 색채도, 개성도 강한데 주장이었던 이동국 선배와 (최강희) 감독님이 이런 틀을 잘 만들어놓은 것 같다. 물론 ‘튀지 않아야 한다’는 걸 너무 의식하면 조금 소극적으로 바뀌고 너무 착하게(?) 움직일 때가 생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처럼 큰 무대에서 너무 착하면 안 된다.”


-어떤 면에서 스스로 발전했나.

“일단 마인드가 성숙해졌고, 나름 프로 의식이 갖춰졌다고 자부한다. 원체 팀이 프로화가 잘돼 있어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느끼곤 한다. 훈련도 즐겁고, 실전에 투입되도 좋고 모든 면이 만족스럽다. 심지어 주전으로 나서지 않을 때조차 꼭 기회가 주어지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 마음도 안정된다. 예전에는 경기를 못 뛰었을 때 괜히 의기소침하고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면 지금은 항상 기회가 있다는 믿음에 보다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


-전북의 특별함은 무엇인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특별히 많이 뛰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최고의 팀에서 뭔가 하나를 건질 수 있지 않을까’란 감정이 먼저였다. 승리의 노하우와 우승DNA는 쉽게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더욱이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온 것도 아닌, K리그에서 K리그로의 이적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었던 영향도 크다.”

아부다비(UAE)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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