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배구 김희진의 성장세가 놀랍다. 김희진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예선 4경기에서 41득점(경기당 10.25점)을 올리며 한국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제공|국제배구연맹
4경기 41득점 중 서브에이스 8개
女배구 올림픽 예선 3승1패 주역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만 막으면 한국을 잡을 수 있다.”
14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진행 중인 ‘2016리우올림픽 여자배구 예선전’에 출전하는 각 국 감독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연경은 한국여자배구를 넘어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다.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블로킹·리시브까지 못하는 게 없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한국을 상대한 4개팀(이탈리아·네덜란드·일본·카자흐스탄)은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을 45.18%로 묶었다. 그러나 김연경만 막는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한국은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리우행의 8부능선을 넘었다.
모두가 김희진(25·IBK기업은행)의 존재를 간과했다. 김희진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총 41득점(경기당 10.25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순항에 앞장서고 있다. 양효진(현대건설)과 함께 팀 내 득점 공동 2위다. 특히 서브득점 8개(세트당 0.57서브)를 기록하며 당당히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일본전에서는 서브로만 5득점을 기록했는데, 2세트 12-12 에서 나온 연속서브득점이 백미였다. 47차례 서브 중 범실은 6개뿐이다. 크리스티나 치리넬라(이탈리아·0.50서브), 앤 부이스(네덜란드·0.38서브)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서브 1위에 오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서브가 관건이다. 김연경에 대한 견제가 심할 텐데, 김희진 등 다른 공격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던 한국 이정철 감독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김희진은 소위 말하는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가 아니다. 2011년 V리그 데뷔 후부터 성장을 거듭했고, 2012년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여자배구대회와 런던올림픽을 통해 세계무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 2015 한·일 V리그 탑매치 당시 일본 NEC의 야마다 아키노리 감독은 “김희진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강력한 서브로 분위기를 바꿀 줄 안다. 김희진처럼 특정 선수가 다양한 플레이를 하는 부분은 우리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두려움 없이 경기에 임하는 건 김희진의 또 다른 무기다.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희진의 시선은 벌써 리우를 향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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