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정재훈. 스포츠동아DB
두산 정재훈(36)은 8월3일 잠실 LG전에서 박용택의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고 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검진 결과, 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5일 팔뚝에 핀 고정 수술을 받았다. 두산은 그렇게 46경기(52.1이닝)에서 23홀드를 기록한 불펜 에이스를 허무하게 잃었다. 언제 돌아올지 기약할 수 없는 정재훈을 위해 두산 선수들은 백넘버 41번을 모자에 새기고 뛰고 있다. 두산 불펜이 어려울수록 정재훈의 이름이 떠오를 상황이다.
15일 정재훈과 연락이 닿았다. 예의 침착한 어조로 “집에서 지낸다. 다음주쯤 실밥을 뽑고, 운동을 시작할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수술은 잘됐다. 간단한 수술이었다. 지금 치료는 3일에 하루씩 통원 치료를 받으며 소독을 받는 것이 전부다. 일단 뼈가 붙어야 그 다음 스케줄이 나올 것 같다. 9월 초쯤에는 뼈가 붙을 것 같다”고 담담히 덧붙였다.
한창 잘 풀릴 때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정재훈은 초연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처음 다쳤을 때에도 아쉽긴 했지만 좌절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마운드에서 공을 처음 맞았는데 (팔뚝이) 부러져 버렸다. (갑자기 빠지게 돼) 동료들에게 미안함이 있다.” 타구에 맞은 직후에도 정재훈은 왼팔로 1루에 볼을 던지려 했다. “글러브가 바로 빠졌으면 왼손으로도 던질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부상 직후에 정재훈이 했던 첫마디였다.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만큼 복귀시점은 하늘이 정해줄 상황이다. 단,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포스트시즌까지는 돌아오고 싶은 바람은 있다. “급하게 하려고 하진 않겠다. (포스트시즌까지)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내년도 있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필드를 떠나있지만 두산 야구는 보고 있다. 14일에도 잠실구장에 가서 동료들을 만나고 왔다. 정재훈 없는 두산 불펜진에 대해 “다 잘하더라. (내가 없어도) 만날 이기더라.(웃음) 팀이 이기면 좋은 거다”라고 웃었다.
뜻하지 않게 집에 있는 시간이 생기다보니 아이들과 지낼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 여유도 이제 곧 끝난다. 포스트시즌에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곧 시작할 것이 때문이다. 정재훈의 2016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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