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두산 포수 박세혁(26)이 아버지도 못해 본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세혁은 24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포수 양의지가 불의의 사고로 빠지자 대신 나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리며 팀의 18-6 대승을 이끌었다. 3회말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린 뒤 6회 솔로홈런(시즌 3호·상대투수 유원상)과 8회 2점홈런(시즌 4호·상대투수 윤지웅)으로 연타석홈런을 때려낸 부분이 눈길을 모았다.
2010년 두산에 입단한 뒤 최고의 하루라고 할 만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통산 2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그것도 올 시즌 기록한 2개였다. 6월21일 잠실 kt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고, 이달 16일 청주 한화전에서 2번째 홈런을 날렸다. 따라서 이날 멀티홈런과 연타석홈런은 개인통산 1호로 장식됐다. 게다가 4타점 역시 개인 1경기 최다타점 신기록이다. 종전까지는 올 시즌 3차례 2타점을 올린 것이 1경기 개인 최다타점이었다.
아버지 두산 박철우 타격코치는 현역 시절 타격에 일가견이 있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1987년 해태에 입단한 뒤 1998년 쌍방울에서 은퇴할 때까지 12년간 통산타율 0.278(2519타수 701안타), 59홈런, 372타점을 올렸다. 1989~1991년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1989년에는 한국시리즈 MVP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에서 연타석홈런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만큼 연타석홈런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행운도 따라야한다.
박세혁은 이날 경기 후 아버지가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아버지를 이기는 게 하나 나왔네요”라며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부모님께서 많이 응원해주시는데, 오늘 집에 계신 어머니가 조금 더 웃으시게 됐다”며 흐뭇해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뒤 올 시즌 백업포수로 나서고 있다. 아버지처럼 타격에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듣지만 그동안 실전에서 기량을 꽃피우지는 못했다. 이날까지 통산 95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6(179타수 35안타), 4홈런, 22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박세혁은 경기 후 “최근 스윙이 작아지고 소심해지는 모습에서 감독님과 타격코치님 두 분(박철우 타격코치, 장원진 타격코치)께서 자신 있게 크게 스윙하라고 말씀해주신 게 효과가 있었다”면서 “전에도 의지 형이 빠진 상황에서 못한다는 얘기가 많아서 오늘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 근래 타격감이 좋았는데 오늘 결과도 좋았고,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전투적으로 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두산 주전포수 양의지(29)는 이날 3회초 1사 후 박용택이 헛스윙 삼진을 당할 때 뒤로 돌아 나온 방망이에 헬멧을 쓴 머리 뒷부분을 맞고 쓰러졌다. 7월 23일 LG전에서 최동환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 뇌진탕 증세를 보인 바 있는 양의지는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진을 받았다. 두산 측은 “CT 촬영 결과 뇌에 이상은 없지만 약간의 어지럼증이 있어 링거를 맞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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