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굿모닝 MLB] 후반기 최하위, 흔들리는 샌프란시스코 왜?

입력 2016-09-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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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57승33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랐던 샌프란시스코가 후반기 17승31패로 믿기 힘든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수를 교체하며 공을 넘겨받고 있는 브루스 보치 감독(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거인 군단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6년 사이 짝수 해에만 3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어쩌면 올 시즌에는 짝수 해의 기적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전반기만 해도 분위기는 최고였다. 57승33패의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랐다. 영원한 라이벌 LA 다저스에 6.5경기차로 디비전(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해 팀 통산 9번째 우승이 성큼 다가올 것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7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경기에서 3-2로 힘겹게 승리를 거뒀지만 후반기 성적은 17승31패로 전체 최하위다. 심지어 전체 승률 꼴찌가 유력한 미네소타 트윈스의 후반기 성적 19승31패에도 미치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혼돈의 와일드카드 레이스

6월27일 다저스를 8경기차로 리드하며 독주체제를 구축하던 상황에서 희소식(?)이 전해졌다. 자이언츠의 킬러이자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 디스크 증상으로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것이다. 다저스의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약 10주 사이에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커쇼 없는 다저스가 7일까지 4경기차로 오히려 자이언츠를 리드하고 있는 것. 게다가 커쇼가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정규시즌 마감 전 자이언츠전에 최소 두 번은 등판할 것으로 보여 자칫 와일드카드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현재 74승64패의 자이언츠는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좀비 야구’를 펼치고 있는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격차는 0.5경기에 불과하다. 특히 카디널스는 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원정경기에서 1점차로 뒤지던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홈런 3방을 날려 9-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강정호가 홈런 2방을 포함해 3안타 3타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마무리 토니 왓슨의 블론세이브로 8연패의 늪에 빠진 파이어리츠의 가을야구 꿈은 접어야 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 메츠의 약진이 놀랍다. 같은 디비전의 마이애미 말린스가 5연패에 빠진 사이 최근 4연승을 거두며 동부지구 2위 자리를 탈환하며 카디널스를 1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자이언츠와도 1.5경기차에 불과해 세 팀의 와일드카드 경쟁은 시즌 최종일에나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막강 선발진을 보유한 메츠의 상승세는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에도 매우 부담스럽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전 전패의 수모를 안겨준 팀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버스터 포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총체적 난국

후반기 자이언츠의 부진은 무엇보다 타선의 침묵이 가장 큰 원인이다. 현재 원정 10연전을 치르고 있는 자이언츠는 첫 5경기에서 팀타율이 0.099에 불과했다. 출루율 0.166에 장타율도 0.174에 그쳐 브루스 보치 감독의 속을 시커멓게 만들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치러진 6일 3연전 첫 경기에서는 단 2개의 안타만을 치며 팀완봉패를 당했다. 이는 ‘5연속경기 안타수 4개 이하’에 그치는 치욕을 맛본 것으로 통계를 전문으로 하는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처음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팀 내 최다 홈런은 브랜든 벨트의 14개로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보다 2개 적다. 12개씩으로 뒤를 잇고 있는 버스터 포지와 브랜든 크로퍼드까지 3명의 선수는 최근 251타수를 합작해 단 한 개의 홈런도 때리지 못했다.

도무지 터지지 않는 방망이 탓에 자이언츠는 후반기에 치른 48경기 중 26번이나 3점 이하의 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팀완봉패는 5번이나 당했고, 5개 이하의 안타를 친 경기는 17차례나 됐다. 후반기 경기당 평균득점은 3.79점에 불과하며 홈런은 36개만을 때렸다.

물방망이 타선 못지않게 전반기에 맹위를 떨치던 선발진도 약속이라도 한 듯 대부분 슬럼프에 빠져 있다. 전반기 10승4패에 방어율 1.94를 기록해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됐던 매디슨 범가너는 4승(4패)만을 후반기에 추가했다. 3일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와 에이스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내 체면치레는 했지만 후반기 방어율은 3.66이나 된다. 13승1패(방어율 2.47)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조니 쿠에토의 부진은 심각하다. 고작 1승만을 추가한 사이 4패나 당하며 후반기 방어율 3.90을 찍고 있다. 3선발 제프 사마자도 전반기에 9승을 따낸 것과는 달리 후반기에는 2승4패로 부진하다.

지난달 26일 다저스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노히트노런을 날린 매트 무어도 최근 2차례 등판에서는 8이닝을 던져 7점이나 내줬다. 또한 마무리투수 산티아고 카스티야도 사상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7일 시즌 31번째 세이브를 따냈지만 내셔널리그 최다인 7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는데, 특히 후반기에 기록한 3개의 블론세이브는 자이언츠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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