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 Law Story] 헤드샷 퇴장·U파울…‘무모한 파울’ 이제 그만

입력 2016-09-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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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신체접촉이 적은 편이지만, 부상 위험은 큰 스포츠다. KBO리그에선 2014년부터 투수가 던진 직구가 타자의 머리에 맞을 경우, 고의성과 관계없이 즉시 퇴장시키고 있다. 머리에 투구를 맞고 괴로워하고 있는 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스포츠의 기본정신은 ‘배려’

KBO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는 포수와 접촉할 목적으로 홈을 향한 자신의 직선주로에서 이탈할 수 없고,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충돌할 수도 없다. 위반시 심판은 해당 주자에게 아웃을 선언한다. 또 포수는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진로를 막을 수 없다. 위반시 심판은 주자에게 세이프를 선언한다.

경기규칙에는 없지만 올 시즌 시작 전 감독자회의에선 2루에서의 충돌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과거에는 병살타성 타구가 갈 경우 병살을 방지하기 위해 주자가 야수를 향해 슬라이딩을 했는데 이를 금지하고,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을 하도록 했다. 또 야수가 주자의 베이스 터치를 막기 위해 발을 주자의 슬라이딩 위치에 놓고 포구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야구는 공식적으로 몸싸움이 허용되는 종목에 비해 신체접촉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충돌로 인한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홈플레이트나 2루 슬라이딩 도중 접촉으로 인한 부상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9월 18일 강정호(피츠버그) 선수가 병살을 방지하기 위해 베이스 대신 그의 다리를 향해 슬라이딩을 한 상대 선수와 부딪혀 정강이뼈가 골절되고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KBO에선 이 같은 위험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비방해, 주루방해 행위를 금지하고 엄격한 제재를 가하기로 한 것이다.

2014년부터는 ‘헤드샷 퇴장’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투구가 타자의 머리에 맞은 경우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투수를 즉시 퇴장시키는 규정이다. 이전에는 고의로 타자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진 행위만을 빈볼로 보아 심판이 퇴장 여부를 결정했다. 그러던 것이 타자의 머리에 볼이 맞은 결과만으로 투수가 자동 퇴장되도록 벌칙을 강화한 것이다.

프로농구에선 2015∼2016시즌을 앞두고 U파울(Unsportsman-like Foul)에 대한 규정을 강화했다. U파울은 너무 지나치거나 심한 접촉을 유발한 경우, 속공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선수와 상대팀 바스켓 사이에 수비선수가 없을 때 수비선수가 뒤쪽 또는 측면에서 접촉하는 경우, 4쿼터 또는 연장전의 마지막 2분 이내에 드로우 인을 위해 볼이 경계선 밖의 심판의 손에 있거나 또는 드로우 인하는 선수에게 있을 때 수비선수가 코트의 상대 선수에게 접촉하는 경우에 선언된다. U파울이 선언되면 자유투에 더해 공격권까지 넘겨주게 돼 다른 파울들보다 제재가 훨씬 강하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각종 상황에서의 파울을 ‘조심성 없이, 무모하게, 과도한 힘을 사용하여’라는 용어로 정의하고 있다. “조심성 없이”란 선수가 주의력 또는 배려가 부족한 플레이를 하거나 경계심 없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모하게”란 상대 선수에 대한 위험 또는 그 위험의 결과를 완전히 무시한 채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경우 선수에게는 옐로카드가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힘을 사용하여”란 선수가 필요한 힘을 훨씬 초과해 사용하고 상대 선수에게 부상을 입힐 위험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 경우 해당 선수는 레드카드를 받는다.

스포츠에는 항상 상대방이 있고, 승패라는 결과가 따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지나친 승부욕으로 인해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채 결과에만 몰입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처럼 결과 중심 사고의 경계선에 있는 것이 바로 ‘배려’이다. 상대 선수를, 상대 벤치를, 그리고 관중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비로소 ‘정정당당’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배려’는 관중에게도 요구된다. 지나친 야유, 욕설, 경기장 난입 등은 멋진 승부를 방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몇 차례 흥분한 관중의 경기장 난입으로 경기가 중단된 적이 있었다. 멋진 승부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준비하는 프로야구! 2002년 월드컵의 감동! 모두가 선수와 감독, 심판, 관중의 상호배려 속에 이뤄진 것이다. 선수, 감독, 심판은 멋진 경기를 통해 관중을 배려하고, 관중은 깨끗한 응원문화를 통해 경기를 배려하는 가운데 멋진 승부가 이어지는 감동을 기대해본다.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 양중진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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