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모창민-최금강(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NC 다이노스
NC는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점차 승리. 더군다나 전날은 끝내기안타, 이날은 1점차 중에서도 가장 가슴 떨리는 1-0 승리를 거뒀으니 NC 덕아웃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최금강, 타석에서는 모창민이었다. 최금강은 6.2이닝 2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9승째(2패)를 수확했다. 2012년 NC 육성선수로 프로에 데뷔한 뒤 이날 1경기 개인 최다이닝은 물론 최다투구수(104개)를 기록하는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5회까지 팀 타선이 매 이닝 안타를 치면서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경기는 0-0으로 진행됐다. 아무리 호투해도 점수를 뽑지 못하면 승리와는 인연을 맺을 수 없는 상황. 그러다보니 동료 타자들도 미안함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모창민은 6회초 수비 때 최금강에게 약속을 하나 했다.
“6회만 막아주면 홈런을 쳐주겠다.”
그런데 이 약속은 거짓말처럼 이뤄졌다. 최금강이 6회초 한화 1~3번인 정근우~이용규~송광민을 11개의 공으로 가볍게 삼자범퇴처리했다. 이번엔 모창민 차례. 6회말 선두타자 나성범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호준이 삼진을 당하면서 1사 1루가 됐다. 모창민 타석이 돌아왔다. 그런데 1루주자 나성범이 초구에 2루도루 시도를 하다 실패를 하면서 2사 주자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모창민은 허탈할 법도 했지만 최금강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볼카운트 2B-1S에서 호투하던 상대 선발투수 윤규진을 상대로 극적인 솔로홈런을 뽑아낸 것. 한가운데 높은 슬라이더(시속 126㎞)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 홈런은 양 팀을 통틀어 이날의 유일한 득점이 됐다. 결승홈런. 최금강은 7회 2사까지 잡아냈고, 이후 불펜의 임정호~원종현~임창민이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아 1-0 승리를 완성했다.
모창민은 전날 한화전에서 2-5로 뒤진 5회말 허리통증을 호소한 박석민 대타로 나서 짜릿한 동점 3점홈런을 날리며 7-6 승리의 영웅이 됐다. 그리고 이날도 솔로홈런 한방으로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모창민은 경기 후 “(최)금강이가 너무 잘 던지고 있었는데 타선에서 힘이 못 됐다. 6회 수비할 때 6회만 막아주면 홈런을 치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제로 쳤다. 팀이 이기는 홈런이라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무릎을 다친 뒤 결국 반월판 수술까지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모창민은 이날까지 올 시즌 3개의 홈런만 기록했을 뿐이지만, 이틀 연속 천금같은 홈런을 장식했다. 초가을 밤에 전해온 짜릿하면서도 달콤한 손맛이었다.
마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