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까지 거침없이 달려보자! LG 이형종이 11일 잠실 롯데전에서 8-8 동점이던 8회말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덕아웃의 동료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5강에 도전하는 LG는 최근 3연승 및 주간성적 5승1패의 신바람을 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는 지난주까지는 6위였다. 그러나 6일 잠실 넥센전부터 11일 잠실 롯데전까지 5승1패로 승승장구하며 5위를 탈환했다. 이제 4위 SK를 0.5게임차로 추격하며 4강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올 시즌 LG의 힘은 두꺼워진 선수층, 신구조화 등을 들 수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가장 큰 수확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심이 생겼다”며 “모두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뿌듯해했다. 양 감독은 LG 사령탑이 되면서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원했다. 누가 빠져도 티가 안 나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기용했다. 효과는 서서히 드러났다. 선수들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했고, 개개인뿐 아니라 팀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그 힘은 11일 잠실 롯데전에 제대로 발휘했다. 이날 경기는 양쪽 선발이 무너지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가 나타났다. 8-8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서 이형종이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히어로가 됐다. 이는 그의 데뷔 첫 결승타였다. 그리고 곧바로 정성훈이 2타점을 추가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타자전향한 지 이제 2년차인 ‘젊은 피’ 이형종과 개인통산 2000안타에 빛나는 베테랑 정성훈이 만들어낸 값진 승리였다. LG로선 시즌 8번째 선발타자 전원안타도 아울러 작성했다. 이런 신구조화 덕분에 시즌에 앞서 최하위권 후보로 꼽히던 LG는 시즌 말미에 3연승을 하는 등 가을야구를 꿈꾸는 팀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양 감독은 투수조에서도 셋업맨 김지용, 마무리 임정우 같은 걸출한 인재들을 발굴해냈지만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마운드 위에서 좀더 확실하게 버텨줄 투수들이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타 팀이 쉽게 넘볼 수 없는 강한 LG, 그게 양 감독이 그리는 팀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KIA도 수원에서 kt를 4-2로 꺾고 LG와 공동 5위를 유지했다. 5위까지 주어지는 가을잔치 티켓. 이날 4위 SK가 한화에 패하면서, 이제 SK-LG-KIA 3팀은 0.5게임차 내에서 촘촘한 서바이벌 게임을 하고 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