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정영삼 “농구 잘하는 아빠 될래”

입력 2016-09-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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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정영삼(가운데)이 중국전지훈련 도중 새 외국인선수 제임스 켈리(왼쪽)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정영삼은 코트 안에선 팀의 주장으로, 코트 밖에선 두 아이의 아빠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롄(중국 랴오닝성)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 전랜 주장이자 아빠의 이름으로

아들 “아빠는 왜 만날 다쳐?” 돌직구
몸 관리 집중…플레이 스타일도 변화


전자랜드는 남자프로농구 2015∼2016시즌에 최하위의 아픔을 맛봤다. 팀의 간판선수이자 주장인 정영삼(32)도 적잖게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자신의 경기력도 실망스러웠다. 그는 지난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40경기 출장(14경기 결장)에 그쳤다.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2015∼2016시즌에는 평균 9.55점에 그치고 말았다.

팀의 중국전지훈련에 참가한 정영삼은 21일 “데뷔 후 지난 시즌이 결장이 가장 많은 때였다. 매 시즌 48경기 이상을 뛰어왔는데, 지난 시즌에는 유독 부상이 많았다. 어느덧 내게 ‘아픈 선수’의 이미지가 붙어있더라. 그래서 이번 오프시즌 동안에는 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몇 주 전 연습경기를 뛰다 발목을 약간 다쳐 일주일 쉰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전자랜드 정영삼. 사진제공|KBL


정영삼을 일깨우는 자극제는 두 자녀다. 그는 또래보다 빨리 결혼(2008년)해 여덟 살 난 딸과 여섯 살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정영삼은 “첫째는 그래도 딸이어서 그런지 막말을 하지는 않는다. 이기지 못한 날에는 ‘다음에 이기면 되지’라고 말한다. 아들은 아니다. ‘아빠, 오늘 하나도 못 넣었어. 아빠는 왜 만날 다쳐?’라면서 직설적으로 말한다”며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딸은 초등학교 2학년이다. 농구 코트 위에선 전자랜드의 주축선수지만, 코트 밖에선 학부모다. 정영삼은 “첫째는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많은 친구들이랑 어울린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도 할 줄 아는 나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아이들에게 더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농구를 더 잘하는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웃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정영삼은 플레이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스피드와 운동능력에 의존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좀더 영리하고 노련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운동능력에 자신이 있다보니 ‘생각하는 농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냥 마음먹은대로 돌파를 하면 됐으니까. 30대가 되면서 스피드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흐름을 읽고 상대 수비에 노련하게 대처하면서 생각하는 농구를 하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것이 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지 아이들에게도 좀더 오랫동안 ‘농구 잘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것 아닌가”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롄(중국 랴오닝성)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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