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EB 하나은행 FA컵’ 4강전 대진이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추첨을 통해 확정됐다. 결승 길목에서 만난 부천FC 바그닝요, 송선호 감독과 FC서울 황선홍 감독, 고요한(왼쪽부터)이 주먹을 불끈 쥐고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울산현대는 수원삼성과 결승 티켓을 다툰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울산현대·수원삼성도 기싸움 팽팽
‘2016 KEB 하나은행 FA컵’ 4강전 대진이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4강 진출팀 감독과 대표선수가 참석한 가운데 대진 추첨을 했다. FC서울과 부천FC, 울산현대와 수원삼성이 맞붙는다. 추첨 후 이어진 미디어데이에선 각 팀 사령탑과 대표선수가 날선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4강전은 10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각각 단판승부로 펼쳐진다. 홈&어웨이로 진행될 결승 1차전은 서울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여부에 따라 11월 19일(미진출시) 또는 11월 30일(진출시) 열린다.
부천FC 송선호 감독-FC서울 황선홍 감독(오른쪽).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부천 만나고 싶었던 황선홍 감독 VS 서울 피하고 싶었던 송선호 감독
축구협회는 추첨에 앞서 4개 팀 사령탑과 선수에게 ‘4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과 ‘피하고 싶은 팀’을 각각 물었다. 서울 황선홍(48) 감독은 부천을 ‘만나고 싶은 팀’으로 꼽았지만, 부천 송선호(50) 감독은 서울을 ‘피하고 싶은 팀’으로 지목했다. 1차 기싸움은 황 감독의 승리였던 셈. 황 감독은 “기대는 이렇게 했지만, 부천은 (FA컵) 32강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8강에서 클래식(1부리그) 팀들도 올해 한 번 이기지 못한 전북현대를 꺾고 올라온 팀”이라며 “이번 경기는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는 게임”이라고 밝혔다. 유일하게 챌린지(2부리그) 소속인 부천 송 감독은 클래식(1부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상대를 의식한 듯 “서울은 우리로선 큰 산”이라며 몸을 낮춘 뒤 “하지만 우리 선수들에게는 간절함이 있다. 상암에서 경기한다는 것도 선수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전의를 다졌다.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염기훈, 울산현대 이용-윤정환 감독(오른쪽).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사령탑 대신 치열한 기 싸움 벌인 염기훈-이용
울산 윤정환(43) 감독과 수원 서정원(46) 감독은 축구계에서 소문난 ‘절친’이다. 윤 감독은 “그동안 우리 팀이 한번도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는데, 뭔가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서 감독은 “올해 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FA컵에서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했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엿볼 수 없었다. 그 대신 양 팀 대표선수들이 농담을 섞어가며 상대의 기 꺾기에 나섰다. 수원 염기훈(33)이 선공을 펼쳤다. 울산 이용(30)이 얼마 전 상주상무에서 전역해 팀에 복귀한 것을 떠올리며 “나도 해봐서 알지만 군대 제대하면 기분 좋은 건 딱 2주뿐이다. 한 달 정도 지나면 힘들다. 4강전이 열릴 때쯤이면 (이)용이도 힘들어할 것이다. 용이를 집중적으로 뚫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도 밀리지 않았다. “(염)기훈이 형이 아직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 그때까지 쭉 쉬셨으면 좋겠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