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힐먼. ⓒGettyimages이매진스
26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제리 크래스닉은 자신의 트위터에 ‘휴스턴 벤치코치 힐먼이 한국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SK는 지난주 힐먼과 만나 감독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SK는 사장과 단장이 미국으로 출국해 지난주 외국인감독 후보 3명과 접촉했다.
메이저리그식으로 야구관과 팀 운영 철학 등을 듣는 인터뷰였다. 최종 3명의 후보가 SK 수뇌부와 만났고, 이중 한 명이 힐먼이었다. 힐먼은 40대에 감독으로 일본프로야구 우승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 감독에 올랐던 독특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아시아 야구 경험이 있어 KBO리그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 힐먼은 누구? 40대에 일본야구 제패
현역 시절은 초라했다. 1985년부터 3년간 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내야수로 뛰다 1988년부터 클리블랜드에서 스카우트 일을 시작했다. 1990년부터는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하위 싱글A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트리플A 콜럼버스 클리퍼스 감독을 역임한 것을 끝으로 양키스를 떠났고, 2002년에는 텍사스 육성이사를 맡았다.
이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의 러브콜로 아시아 야구 경험을 쌓았다. 2003년 니혼햄 감독으로 부임해 이듬해 훗카이도로 연고지를 옮긴 팀에서 팬 친화적인 모습으로 구단이 지역사회에 빠르게 뿌리내리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힐먼은 하위권을 전전하던 니혼햄을 2006년 퍼시픽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44년만의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해냈다. 2007년엔 2년 연속 퍼시픽리그 우승을 거뒀지만, 일본시리즈에선 전년도 일본시리즈 준우승팀 주니치에게 발목을 잡혔다.
● 일본 경력으로 ML 감독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던 젊은 지도자에서 40대에 일본에서 성공을 한 사령탑이 된 힐먼은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는 매력적인 감독이 됐다. 우승 직후인 2006년 말 텍사스와 샌디에이고, 뉴욕 양키스 감독 후보에 올랐던 그는 끝내 2007년 말 캔자스시티 감독으로 선임되며 미국으로 돌아갔다. 일본프로야구 감독 경력으로 메이저리그 감독이 된 첫 번째 사례였다.
메이저리그 감독 경력은 길지 못했다. 4년 연속 지구 최하위에 머문 캔자스시티 감독을 맡아 2008년 지구 4위, 2009년 다시 꼴찌(공동 4위)에 머물렀고, 2010년 5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해임됐다. 이후 더 이상 감독에 오르진 못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LA 다저스에서 감독을 보좌하는 벤치코치를 맡았고, 2014년 양키스 육성담당 특별보좌를 거쳐 2015년부터는 휴스턴 벤치코치로 일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