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소 근처 볼링장에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김재영, 황현정, 이재영, 임해정(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등 제자들과 잠시 승부를 잊고 앙증맞은 기념사진으로 순간을 추억했다. 사진제공 | 흥국생명 배구단
흥국생명 박미희(53) 감독은 리더십의 결이 다르다. 여성다움을 결코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에서 선수들의 마음을 터치한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11일 체육관과 숙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 인근의 볼링장을 찾았다. ‘배구 생각에만 함몰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박 감독의 지론이 반영된 ‘여가’였다. 10일 인삼공사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잡고,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1위를 탈환한 다음인지라 흥이 더 났다. 2일 인삼공사전 세트스코어 0-3 패배를 고스란히 갚아줘 더 짜릿했다.
볼링장에 젊은 여성들이 모였으니 인증샷은 수순이었다. 고양이와 토끼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그림도 넣었다. 선수들 사진 속에 박 감독도 있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녹아났다. 흔히 남자감독들과 사진을 찍을 때 묻어나는 엄숙함,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스포츠동아DB
흥국생명 관계자는 “감독님이 다음 경기까지 준비기간이 길 때에는 시간을 내 선수들과 볼링장에 가거나 극장에 간다. 비시즌 기간에는 ‘치맥’도 같이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평소 커피를 즐기는데 커피숍에서 선수들의 개인적 고민을 들어주거나 감독으로서 당부를 건네기도 한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단점보다 잘한 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지도자다. 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도 어렵게 이긴 경기에 으레 나올 법한 질책 대신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낸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한없이 부드럽기만 한 것도 아니다. 호통 칠 때는 지켜보는 사람들이 놀랄 정도다. 박 감독의 ‘교감 리더십’이 궤도에 올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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