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하는 임동섭, 주희정과 ‘고무신’ 약속

입력 2017-05-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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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동섭. 스포츠동아DB

임동섭 “제대한 뒤에도 형과 함께했으면”
주희정도 “장난칠 사람 없어 허전” 애틋


“희정이 형, 우리 다시 뛸 수 있는 거죠?”

임동섭(27), 김준일(25·이상 삼성), 이승현(25·오리온), 문성곤(24·KGC), 허웅(24), 김창모(26·이상 동부) 등 남자프로농구 무대를 누비던 6명의 선수가 8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한다. 이들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1년 9개월간 복무한다.

이들 가운데 임동섭은 2016∼2017시즌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 결정전까지 16경기에서 팀의 간판슈터로 활약하며 기량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성장에는 팀 내 최고참 주희정(40)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주희정과 두 시즌(2015∼2016·2016∼2017)을 함께한 임동섭은 “나도 개인훈련을 꾸준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주)희정이 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형의 운동을 따라하다가 근육통이 난 선수도 있다. 그렇게 20년을 해온 것 아닌가.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훈련하는 형을 보면서 나도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고 밝혔다.

주희정은 과거부터 슈터를 살리는 데 능한 포인트가드였다. 문경은, 이규섭, 양희승 같은 리그 정상급 슈터는 물론이고 신동한, 김일두 등 식스맨들의 외곽슛 찬스를 많이 만들어냈다. 임동섭도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주희정은 또 시즌 중 임동섭이 힘들어할 때마다 커피 한 잔을 함께하면서 조언을 해주곤 했다.

임동섭은 “우리 팀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볼이 많이 가는 편인데, 희정이 형이 일부러 내 찬스까지 봐주면서 패스를 돌리곤 했다. 내가 제대한 뒤에도 형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주희정은 “언제 은퇴할지 모르는데, 네가 제대할 때도 뛰고 있겠느냐”며 웃었다. 임동섭은 2019년 1월 제대할 예정이다.

임동섭은 “형은 앞으로 3년은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잘해서 (내가) 돌아왔을 때도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 형이 없으면 허전할 것 같다”며 주희정을 바라봤다. 주희정은 “이제 장난칠 사람이 없어서 내가 허전할 것 같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라”며 후배를 떠나보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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