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경기시간 단축! 5년만에 3시간10분대 진입

입력 2017-05-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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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숙제 같았던 경기시간 단축이 올해 들어 급격한 변화를 띠고 있다. 최근 4년간 평균 3시간20분대를 오르내리던 경기시간은 2012년 이후 5년 만에 3시간10분대로 진입했다. 단축 배경으로는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투고타저의 흐름과 비디오판독 제도의 변경 등이 꼽힌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 3시간을 넘지 않고 있는 kt. 사진제공|kt wiz

그동안 좀처럼 줄지 않던 프로야구 경기시간이 올 시즌 들어 급격하게 단축되고 있다. 현 추세라면 2012년 이후 5년 만에 평균 3시간10분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평균 경기시간이 계속 늘어나 매년 스피드업이 화두였으나 늘 3시간20분대에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올 시즌은 가파르게 경기시간이 줄고 있어 주목된다.


● 평균 경기시간, 지난해보다 8분 단축

올 시즌 10개구단 평균 경기시간은 9일까지 3시간17분을 기록했다. 연장전을 포함해 온전히 경기가 끝난 시간이다. 이는 지난해 3시간25분(연장전 포함)에 비해 8분이나 단축된 결과다. 3시간10분대로 접어든 것은 2012년(3시간11분)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KBO리그는 2013년 3시간20분을 시작으로 2014년 역대 최장인 3시간27분을 기록했다. 스피드업을 위해 갖가지 정책들이 나오면서 2015년 3시간21분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3시간25분으로 늘어났다. 연장전을 제외한 정규이닝(9이닝)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엔 3시간21분이었으나 올해는 3시간13분으로 줄었다. 이 역시 지난해에 비해 8분 단축됐다.



● 구단별로 살펴보니, kt 평균 2시간55분

구단별로 뽑아보면 kt가 놀라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3시간이 채 되지 않는 2시간55분(연장전 포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장전을 제외한 정규이닝만 보면 2시간54분이다. kt가 올 시즌 KBO리그 전체 경기시간 단축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평균 3시간20분으로 전체 3번째 빠른 경기시간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무려 25분이나 줄었다.

2번째로 빨리 경기를 끝내는 팀은 LG인데, 3시간8분(9이닝 기준 3시간7분)이다. kt의 평균 경기시간은 LG보다도 무려 13분이나 적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LG 역시 지난해(3시간30분)보다 22분이나 줄어들었다. 올 시즌 3위는 넥센으로 3시간11분이며, 4위는 KIA의 3시간14분, 5위는 NC의 3시간19분으로 집계됐다. 이어 6위 삼성(3시간22분), 7위 한화(3시간23분), 8위 SK(3시간24분), 9위 롯데(3시간25분), 10위 두산(3시간30분) 순이다.

무엇보다 지난해(3시간19분) 가장 짧았던 SK가 올 시즌 8위로 뒤처진 것과 지난해(3시간35분) 가장 길었던 한화가 12분이나 단축해 7위로 올라선 점이 주목된다. SK는 최다득점팀으로 공격시간이 길어지고, 수시로 수비시프트를 변경하면서 수비시간도 늘어난 것이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S존 확대와 타고투저→투고타저

올 시즌 이처럼 경기시간이 단축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영향이 크다. 최근 수년간 극에 달하던 ‘타고투저’ 현상이 ‘투고타저’ 쪽으로 완화되고 있다. 리그 평균타율은 지난해 0.290에서 올 시즌 0.273으로, 리그 평균방어율은 지난해 5.17에서 올 시즌 4.40으로 줄어들었다. 전체적인 득점생산이 약화되고, 투수가 득세하면서 투수교체 횟수도 줄고 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11.2점이 나왔지만, 올 시즌엔 현재 경기당 9.65점이 생산되고 있다. 득점 자체만 놓고 봐도 약 14%가 빠졌다.

여기에 투수와 타자의 성향도 바뀌고 있다. 2S 이후엔 어떤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될지 몰라 타자들이 빠르게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 역시 더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서 승부 자체가 빨라지는 효과를 낳고 있다. 볼넷은 지난해 경기당 7.46개였지만, 올 시즌엔 경기당 6.08개다.

비디오판독은 몇몇 사례에서 7~8분이 소요돼 길어진 듯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건당 2분에서 올해는 건당 1분49초로 11초 단축됐다. 심판들이 합의판정 요청이 들어올 때 지난해엔 심판실로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올해는 요청 즉시 비디오판독센터에서 판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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