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신분에서 kt 보물로 거듭난 이해창

입력 2017-09-05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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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해창. 스포츠동아DB

kt 이해창(30)에게는 아픔이 있다. 2010년 7라운드 50순위로 넥센에 입단했지만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2014년 방출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듬해 입단테스트를 통해 kt에 입단했다. 비록 2015시즌 정식선수가 된 이후 그 해 5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다시 야구의 꿈을 이어갈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당시 이해창을 뽑았던 조범현 전 kt 감독은 “대구구장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어깨도 강하고 자질이 좋았다. 곧바로 입단을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그와 얽힌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조 전 감독은 “언젠가 선수들에게 피칭머신으로 빠르게 공을 쳐내는 훈련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워낙 강하고 빠르게 공이 날아오기 때문에 힘이 없으면 이겨내기 힘들다. 그런데 (이)해창이가 그걸 이겨내더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전 감독에게 재능을 인정받은 이해창은 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88경기에 나가 타율 0.203, 6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에는 확실히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고 있다. 4일까지 99경기에 나가 타율 0.279, 9홈런, 38타점으로 한 시즌 개인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타율부터 안타, 타점, 득점 모두 상승했다. 삼진수가 줄고, 볼넷이 늘어난 게 가장 고무적이다. 포수이면서 장타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이제 홈런 한 개만 추가하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물론 kt에는 장성우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다. 그러나 144경기 체제에서 포수 1명으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포수는 ‘그라운드 위의 감독’이라고 할 정도로 핵심포지션이다. 부상이나 부진 등으로 인해 주전포수의 공백이 생기면 팀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확실하게 팀을 받쳐줄 포수 2명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팀에서 이해창의 존재는 중요하다. 무엇보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재능의 꽃을 피웠기에 지금의 활약이 더 빛나고 있다.

수원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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