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석민-정현-LG 손주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윤석민이 대표적이다. 그는 2004년 두산에 입단할 때만 해도 ‘리틀 김동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가 본격적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건 프로 입단 후 7년 만인 2011년이었다. 이후 경기 출장수를 점점 늘려갔지만 그가 두산에서 온전한 기회를 얻기에는 팀 선수층이 워낙 두꺼웠다. 결국 2014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넥센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전보다 기회는 많이 주어졌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붙박이 주전은 아닌, 애매한 위치였다. 그랬던 그에게 올 시즌 kt로의 트레이드는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kt에서 붙박이 4번타자로 60경기에 나서 타율 0.307, 13홈런, 53타점(27일 기준)을 기록하면서 한 시즌 첫 100타점(넥센=78경기 타율 0.325, 7홈런, 47타점)을 달성했다. “중심타자로서 100타점은 꼭 해보고 싶다”던 바람이 프로 입단 14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kt 정현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삼성에서 1차 지명된 기대주였지만, 팀의 두꺼운 선수층 때문에 미처 기회를 얻지 못했던 타자다. 그러나 2014년에 kt에 특별지명되면서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올 시즌 두각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27일 수원 두산전에는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를 치면서 프로 데뷔 첫 100안타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2016시즌 15년 만에 한 시즌 개인 첫 100안타(114개)를 기록한 LG 손주인은 “내가 야구를 하면서 100안타를 칠 줄 몰랐다”며 감격스러워한 바 있다.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숫자가 ‘100’일지 모른다.
수원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