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의 헌신은 삼성화재 정신 그 자체다

입력 2018-0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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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박철우(오른쪽)가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V리그 남자부 최초로 4500득점의 대기록을 만든 박철우의 맹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는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삼성화재는 ‘라이트 박철우(33)가 풀 시즌을 뛰었을 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적이 없었다’는 믿음을 공유한다. 박철우는 2016~2017 V리그 도중 병역 의무를 마치고 삼성화재에 돌아왔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고, 이견 없이 잔류를 선택했다. 사실상 삼성화재에서의 은퇴를 선언한 셈이다.

삼성화재 내부에서는 ‘훈련을 완벽히 소화하고 시즌에 들어온 박철우’에 관한 기대가 높았다. 실제 ‘도드람 2017~2018 V리그’에서 박철우는 명불허전의 실적을 내고 있다.

박철우는 삼성화재의 올스타 브레이크 전, 최종전이었던 14일 장충 우리카드전에서도 유감없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5세트 접전에서 21득점(성공율 53.57%)을 올렸다. 외국인레프트 타이스(32득점)와 더불어 공격을 거의 양분했다. 삼성화재는 첫 두 세트를 뺏기고도 세트 스코어 3-2(20-25 24-26 25-16 25-21 15-12)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로써 17승7패 승점 47로 전반기를 마쳤다. 현대캐피탈(승점 51)에 이어 2위다. 3위 대한항공의 승점이 35이니까 사실상 양강 체제를 만든 셈이다. 박철우는 “전반기는 성공적이었다. (아쉬움이 남아도 돌이킬 수 없으니) 받아들여야 한다. 남은 경기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철우의 몸 상태는 ‘종합병원’ 수준이다. 양 쪽 발목이 모두 성치 않다. 발목 통증을 안고, 뛰다보니 무릎까지 안 좋아졌다. 그 여파는 현재 어깨까지 이어진 상태다.

삼성화재 박철우. 사진제공|KOVO


그럼에도 내색 않고 뛰고 있다. 박철우가 빠지면 ‘대체자원’이 없는 실정이다. 그런 사정을 알기에 책임감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투혼 속에서 우리카드전을 통해 개인통산 4500득점이라는 대기록이 나왔다. V리그 남자부 최초 기록이다. 그러나 정작 박철우는 “그 기록이 됐는지도 몰랐다. 5000득점이라면 의미 깊겠지만 (4500점은) 그 과정까지 가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뛰다보니 닿았다. 다만 다치지 않고, 꾸준히 뛰었기에 할 수 있었다”라고 의미를 표현했다.

삼성화재 경기가 끝나면 항상 박철우의 목소리는 쉬어있다. 경기 중에 하도 고함을 치다보니 목이 못 견디는 것이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실력 차원을 떠나 리더십에서도 박철우는 삼성화재의 필수 전력이다. 어쩌면 ‘삼성화재 정신’ 그 자체일 수 있다.

몸이 성치 않아도 박철우는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예정된 V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할 생각이다. “처음으로 추천선수가 아니다”라고 웃었다. 뽑아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성의를 보이겠다는 면모에서 새삼 박철우의 가치가 묻어난다.

장충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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