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생겼다, 장원준이 ‘방어율 1위’를 원하는 까닭은?

입력 2018-01-1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큰 의미가 있을까요?”

두산 장원준이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활약할 당시 했던 말이다. 시즌 전 열리는 대회였던 터라 대부분 선수들이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던그 때 그는 선수들 중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였다. 투수들 중 가장 빨리 몸을 만들며 김인식 당시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1선발의 중책을 받아들었다.

그런데 정작 그는 영예로운 감투를 썼는데도 매우 덤덤했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해내는 평소 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국내 최고 좌완으로 올라섰으면서도 희한하게 ‘욕심’이라는 말과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프로 세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순둥이’ 스타일의 선수다.

그런 장원준이 2018년을 앞두고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욕심’이 생겼다”는 말을 통해 다가오는 새 시즌을 향한 포부를 당차게 밝혔다. 단순히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기회가 다가오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낸 숙제가 유독 많기 때문이었다.

두산 장원준. 스포츠동아DB


장원준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의 제 37회 창단 기념식에 참석했다. 올해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비롯해 여러 개인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근황을 밝혔다. 자연스럽게 시즌 얘기가 나오자 FA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그는 “계약기간 4년 중 3년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올해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마지막이 안 좋으면 (팀도 나도)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갈 수 있지 않나. 지난해 보다 더 잘 하려고 노력중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명확한 성과를 내길 스스로에게 기대했다. 장원준은 “2년 연속 방어율 2위를 차지했다. 처음에는 그다지 욕심이 없었는데, 2위를 두 번하고 나니 ‘조금만 더 하면 1위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연속기록에 대해서도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연속기록 역시 욕심이 나는 부분이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더욱 더 애착이 가는 기록들이다”고 덧붙였다.

장원준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연속기록은 8년 연속 10승, 10년 연속 100삼진 기록이다. 올해 이 기록들을 1년 씩 더 연장하게 되면 이강철(10년 연속 10승, 10년 연속 100삼진) 수석코치 기록에 한발 더 다가서거나, 혹은 뛰어넘게 된다. 그는 “코치님이 우리 팀 수석코치로 오셨고, 1군에 함께 있을 시간이 더 많아질 예정이니 많은 걸 보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전설을 넘어 자신만의 전설을 써 내려갈 예정인 장원준이 ‘욕심나는’ 2018년을 과연 어떻게 보낼 지 새삼 관심이 집중된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