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하이’ 송광민, “FA로이드? 한화에서 은퇴가 꿈”

입력 2018-06-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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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광민. 스포츠동아DB

‘FA로이드.’ 프리에이전트(FA)와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다. 수십 억을 받을 수 있는 FA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다. 그 효과가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FA로이드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실제로 FA를 앞두고 커리어 이상의 성적을 내는 사례는 숱하다.


송광민(35·한화)도 그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후 FA를 앞두고 있는 그는 22일 경기 전까지 68경기에서 타율 0.304, 9홈런, 48타점을 기록 중이다. 6월초 슬럼프에 빠지며 주춤했지만 21일 청주 LG전에서 끝내기 홈런 포함 2홈런 5타점으로 위력을 뽐냈다. 송광민은 지금 흐름을 유지한다면 18홈런, 96타점으로 시즌을 끝낸다. 홈런과 타점 모두 커리어하이 페이스. 시즌 초 타격감이 회복된다면 데뷔 첫 20홈런-100타점 고지도 노려볼 만하다.


공주고~동국대를 졸업한 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송광민은 프로 11년차라는 커리어에 비해 FA 자격을 다소 늦게 얻었다. 계약 첫해가 될 이듬해는 만 36세. 여전히 준수한 타격 능력에 베테랑으로서 리더십까지 보이는 그는 ‘알짜배기 FA’로 값어치가 있다.


“FA는 신경 쓰지 않는다.” ‘예비 FA’들이 입버릇처럼 내뱉는 ‘착한 거짓말’이다. FA는 신경 끄려야 끌 수 없는 기회다. 송광민 역시 FA에 대해 묻자 “신경 안 쓴다”는 말부터 꺼냈다. 하지만 보통의 착한 거짓말과 달랐다. 그는 “내 몸값은 성적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모두 해당된다. 결정은 구단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단이 책정한 금액이 내 기준과 맞지 않다면 조금 더 받고 싶다고 솔직히 말하지 않겠나. 하지만 협상이 불발된다면? 그래도 난 한화에 남을 것이다. 한화에서 야구를 시작해 지금껏 뛰고 있다. 나도, (김)태균이 형도 한화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하는 게 목표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그렇게 마음먹었다. 때문에 신경 쓰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화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누구보다 뛰어난 송광민이다. 자연히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치는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물하고 싶을 터. 2위 싸움을 펼치고 있기에 그의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 그는 “팀 성적이 나니까 팬 여러분들의 ‘행복하다’는 말이 거짓말로 들리지 않는다. 승패와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 다하고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6월초 조금 지쳤다. 몸에 피로가 쌓인 느낌이었다. 자책과 반성을 많이 했는데, 조금은 찾은 것 같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가을야구 꿈을 이룬 뒤 ‘영원한 이글스맨’으로 남고 싶다는 송광민은 꿈에 한 발씩 가까워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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