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우석, 두산 이형범, KT 이대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부상·부진, 자리를 비운 뒷문지기
가장 먼저 이탈한 이는 고우석(22·LG 트윈스)이다. 5월 14일 불펜투구 도중 왼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검진 결과 내측 반월판 연골 손상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65경기에서 8승2패3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ERA) 1.52로 활약하며 LG의 수호신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아쉬움이 짙다. 복귀까지는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상규(24)가 2일까지 12경기에서 2승4세이브1홀드, ERA 1.46으로 호투 중이라 그나마 공백을 메우고 있다.
불펜 ERA 9, 10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도 뒷문지기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두산 이형범(26)은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1세이브, ERA 13.50으로 고전한 뒤 1일 2군으로 내려갔다. 두산은 함덕주를 축으로 다양한 선수를 세이브 상황에 투입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기술보다는 멘탈의 문제”라고 진단하며 빠른 회복 후 복귀를 촉구했다. KT 이대은(31)도 8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1세이브, ERA 10.13으로 고전한 뒤 5월 23일 말소됐다. 이강철 감독은 “회복 전까지 콜업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공은 좋은데 보여줄 기회가 없네
반대로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증명할 기회가 적은 이들도 있다. 조상우(26·키움 히어로즈)는 7경기에서 8이닝을 소화하며 1승5세이브, ERA 0.00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 좋은 공을 뽐낼 무대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는다. 조상우는 최근 키움이 치른 10경기 중 2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 기간 팀이 4승6패에 그쳤고, 그 중 2승은 마무리투수가 필요 없는 큰 점수차였다.
정우람(35·한화 이글스)의 사정도 비슷하다. 6경기에서 1패를 떠안긴 했지만 4세이브, ERA 1.42로 준수하다. 그러나 한화의 최근 9연패를 불펜에서 하릴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리그 최강의 마무리투수를 보유한 한화는 정우람을 볼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김원중(27·롯데 자이언츠)과 하재훈(30·SK 와이번스) 역시 자신의 등판 중 세이브 상황은 정확히 절반에 불과했다. 실전감각 유지를 위해 세이브와 무관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잦았다.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의 마무리투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2020시즌은 불펜, 특히 클로저의 수난시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