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스트로먼도 감탄한 체인지업…NC 김진호, “살기 위한 변화였는데…”

입력 2020-06-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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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사이드암투수 김진호는 구속에 변화를 주는 2종류의 체인지업으로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변화무쌍한 체인지업에 메이저리거 마커스 스트로먼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사이드암투수 김진호는 구속에 변화를 주는 2종류의 체인지업으로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변화무쌍한 체인지업에 메이저리거 마커스 스트로먼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2경기 7.1이닝.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진 않은 기회다. 하지만 김진호(22·NC 다이노스)는 데뷔 첫 1군 나들이에서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자신의 장점이 미국 메이저리그(ML) 정상급 선수에게 극찬 받는 행운도 누렸으니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단독선두 NC의 올 시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5선발이다. 김영규, 최성영 등이 차례로 낙점 받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이동욱 감독은 최근 퓨처스(2군)리그 2경기에서 잇달아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진호를 콜업했다. 스스로도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고 밝힐 정도였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NC에 입단해 이듬해 곧장 경찰야구단에 입대했으니 전역 직후부터 기회를 얻은 셈이다.

갑자기 찾아온 기회에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생애 첫 1군 등판인 14일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서 4.1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21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서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서 7볼넷을 내준 제구력이 아쉬웠지만 7삼진으로 구위를 뽐냈다. 사이드암투수가 140㎞대 중반의 속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니 타자들도 공략이 쉽지 않았다. 이 감독도 “속구 회전수가 뛰어났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2군에서 선발수업을 거친 뒤 다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연락이 닿은 김진호는 “올해 목표가 1군 등판이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잘한 건 아니지만 망치지도 않은 것 같아 스스로 위안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장을 많이 했는데 (구)창모 형이 계속 농담을 걸어 부담을 덜어줬다. 같은 사이드암인 (이)재학이 형도 키퍼를 해주는 내내 계속 ‘즐겨라’고 이야기해줬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인사를 전했다.

김진호의 주무기 체인지업은 두 종류다. 120㎞대 후반, 그리고 110㎞대 후반이다. 같은 체인지업도 속도가 다르니 타자가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 이 체인지업은 ML 정상급 투수인 마커스 스트로먼(29·뉴욕 메츠)의 감탄까지 이끌어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진호의 체인지업을 본 스트로먼은 “말도 안 된다. 한국으로 날아가 배우고 싶다”고 극찬했다.

스트로먼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우수선수(MVP)이자 지난해 10승 투수다. 김진호는 “대단한 투수가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주위에서도 엄청 연락을 받았다”며 “사실 체인지업의 속도를 다르게 하는 건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다. 구종 2개로는 부족해 변화를 줬는데 그걸 좋게 봤다니 묘했다”며 웃었다.

첫 단추를 끼웠으니 다음 목표는 다시 1군 등판이다. 김진호는 “원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다. 하나를 이뤘으니 그 다음 목표는 또 한 번 1군에 서는 것이다. 차근차근 퀘스트를 깨는(해당 미션을 완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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