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차우찬의 2군행과 마음 다스리기의 어려움

입력 2020-07-0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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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LG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트윈스 좌완투수 차우찬(33)이 최근 부진을 이겨내지 못한 채 1군에서 이탈했다. 류중일 LG 감독이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이를 취재진에게 알렸다. 류 감독은 “본인이 힘들어한다.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언제 복귀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부진의 이유를 일찍 찾아내면 빨리 돌아올 수도 있고, 그동안 몰랐던 몸과 마음의 이상을 발견하면 바로잡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차우찬은 7일 두산전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4.2이닝 동안 10안타 7실점을 기록했다. 6월 19일 두산전에서도 고작 1이닝만 던지고 8실점해 LG 팬들과 벤치를 경악시켰다.

5월 5일 역시 두산을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산뜻한 피칭(6이닝 3안타 7삼진 1실점)으로 팀에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던 차우찬은 사실 류 감독이 가장 믿는 토종 에이스였다. “이번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 있기에 내버려둬도 잘할 선수”라며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개인사업자인 프로야구선수는 큰 계약을 앞둔 시즌에 뛰어난 성적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과정에서 무리를 해 원하는 계약을 얻고 나면 부상 등의 이유로 퍼져버리는 선수들도 많지만, 모처럼의 기회에 한 몫을 챙기겠다는 욕심까지 나무랄 순 없다.

차우찬도 분명 올 시즌 호성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목표는 선수 스스로 정신무장을 단단하게 하는 자극제도 되지만,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만일 차우찬의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피칭 기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최근의 부진은 목표가 부정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8일 반대편 덕아웃의 김태형 두산 감독 또한 욕심에 대해 언급했다. 14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겪다가 7일 LG를 상대로 4안타를 몰아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설명하면서였다.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못할수록 더 급해지고 덤벼든다. 페르난데스는 급하면 스탠스가 많이 나가서 어깨가 함께 열린다. 어려운 몸쪽 공을 (포기하면 되는데) 일부러 쳐내려다보니 밸런스마저 무너질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은 마음이 급하면 시야가 좁아진다. 시즌이라는 먼 길을 완주하기 위해선 넓고 길게 봐야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당장의 성적에 매달려 반대로 행동한다. 욕심을 다스리지 못한 행동은 모처럼 1군에 올라온 어린 선수들에게서도 자주 나타나는데, 자신의 팀 내 위치를 잘 알기에 이들은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선다. 그래서 한두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 조급해하고 먼저 벤치를 바라본다. 투수도 포수와 야수들을 믿고 던지면 되지만 “안타를 맞으면 큰일이 난다”는 부정적 생각이 앞서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가 스스로 무너지곤 한다. 그래서 힘든 것이 욕심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고, 야구가 선수의 기량보다는 마음과 주변의 환경을 먼저 둘러봐야 하는 멘탈 게임이 된 이유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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