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박주호.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박주호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재정비를 택했다. 우선 정강이 피로골절을 치료하는 데 집중했다. 몸부터 잘 만들어 제대로 된 경기력을 회복하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재활시간을 버텨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 시즌이 5월 개막했지만 박주호에게는 첫 경기를 뛰기까지 한 달이 더 필요했다. 지난달 6일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게 시즌 첫 출전이었다.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린 박주호는 최근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며 옛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뿐이 아니다. 축구국가대표팀에서 측면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의 능력을 과시했던 그가 최근 울산에서도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며 팀의 고공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왼쪽 수비수로 출발해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중앙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경기력과 몸 상태를 확실하게 회복한 덕분에 벤치의 요구를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다.
박주호는 “지난해 정강이 피로골절이 있었는데 참고 경기를 하다보니 밸런스가 안 좋았다. 그래서 올해는 좀더 완벽하게 치료한 뒤 100% 몸으로 시즌을 시작하자고 생각했다”며 “아팠던 부위가 완전해졌고, 서서히 끌어올리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근호 형과 두 달 정도 함께 재활했다. 둘 다 후회하지 않게 잘 준비하자고 했는데 같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아픈 곳 없이 행복하게 축구하고 있다”며 웃었다.
“최근 결과도, 내용도 가져오는 경기들이 나와 팀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밝힌 박주호는 “멤버들 모두가 서로를 믿고 최선을 다한다. 지난해보다 이기겠다는 마음이 더 강한데, 오히려 분위기는 차분하다. 즐거움 속에서도 그런 차분함이 있어 좋은 경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울산의 선두 질주 비결을 소개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오랜만에 선수들을 만나 훈련할 때의 분위기를 소속팀에서 매일 느끼고 있다. 모두 원래 알았던 선수들이고, 기량이 훌륭하다. 훈련하는 게 재미있고, 그래서인지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울산의 화려한 멤버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