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달러 사나이’ 류현진, 코리안리거 FA 첫 해 악몽 지워라!

입력 2020-07-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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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2020시즌이 드디어 열린다. 어렵게 시작하는 프리에이전트(FA) 이적 이후 첫 시즌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선배들의 악몽까지 떨쳐낼 수 있을지 큰 관심이 모아진다.

류현진은 25일 오전 7시4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에 선발등판한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등판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58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계약이다. 이는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중 단연 1위 기록(연평균 기준)이다. 메이저리거들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고액연봉에 속한다.

‘잭팟’으로 불리는 초대형 계약 뒤에는 항상 엄청난 부담이 뒤따른다. 제대로 몸값을 해내면 ‘슈퍼스타’의 타이틀에 어울리는 명예를 거머쥐지만, 기대이하의 활약에 그치면 ‘먹튀’의 오명을 피할 수 없다. 이는 류현진이 4년 동안 늘 맞서 싸워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선배들의 씁쓸한 선례가 있기에 류현진으로선 더욱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 중 류현진에 필적할 만한 초대형 계약을 맺었던 이들은 박찬호(47·은퇴)와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FA 이적 후 첫 시즌은 그리 반가운 소식만 전해진 게 아니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인 박찬호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다저스 소속으로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코리안 특급’ 광풍을 일으켰다. 2001년에는 15승11패, 평균자책점(ERA) 3.50, 218삼진, 234이닝 소화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그해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찬호는 2002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다저스 시절과 달랐다. 이적 후 첫 시즌에 9승8패, ERA 5.75, 121삼진, 145.2이닝 소화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부상의 여파로 이듬해부터는 더 큰 실망감을 안겼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뛴 추신수는 그해 1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107득점, 출루율 0.423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이는 류현진에 앞서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연평균 최고액 계약이었다.

그러나 추신수 역시 첫 해 악몽을 겪었다. 123경기에서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 58득점, 출루율 0.340에 머물렀다. 그 뒤 만회하는 시즌을 만들기도 했지만, 2013시즌의 활약상을 넘어선 해는 없었다.

공교롭게도 초대형 계약을 맺은 코리안 메이저리거 선배들의 FA 첫 해는 대부분 아쉬움이 컸다. 선배들의 몸값을 뛰어넘은 류현진이 과연 이적 첫 해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까. 팀당 60경기의 초단기 시즌으로 진행될 2020시즌 ‘괴물’의 퍼포먼스에 한층 더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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