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드디어 오랜 기다림의 끝이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진행해온 K리그가 8월 1일 유관중으로 전환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24일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 재개’ 방침을 확정하면서다. 단, 경기장 관중석이 모두 열리는 것은 아니다. 총 수용인원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각 구단에 사전 배포한 ‘유관중 매뉴얼’을 추가로 업데이트해 27일 다시 한 번 공유할 계획이다. 물론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 엄격한 방역지침과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한 ▲전 좌석 지정좌석 및 온라인 사전예매 ▲좌석간 좌우·앞뒤 최소 한 자리 이상 이격 및 지그재그 착석 ▲관중석 내 음식물 및 주류 취식금지 등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몹시 흥분했다. 그토록 기다린 ‘직관’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클(미치도록 빨리 클릭한다는 의미) 전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3만~4만 명 넘게 수용할 수 있는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전체 좌석이 1만~2만 석에 불과한 축구전용경기장은 1000명 남짓 입장할 수 있어 부지런히 입장권 예매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그런데 여기에 고민이 있다. 오래도록 팀을 지킨 팬들에 대한 배려다. 모든 팬이 중요하지만, 꾸준히 팀에 애정을 보인 이들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일부 구단은 나름의 원칙을 세워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시즌티켓 구매 이력이다.
K리그1(1부) 전북 현대는 “특혜란 표현이 거창할 수 있겠으나 어느 정도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반 팬들을 대상으로 한 예매 시스템을 열기에 앞서 시즌권을 구매했던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예매) 기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켓예매업체도 “시스템 접속에 필요한 전화번호와 이름만으로도 시즌권을 구매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불과 몇 시간만이라도 빨리 예매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현 시점에선 굉장히 큰 혜택이다.
다만 원정석은 운영하지 않는다. 누구나 온라인 예매를 통해 티켓을 구입할 수 있지만, 경기장 현장에서 원정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등의 행위는 통제할 수 있다. 홈 관중 사이에서 괜한 소동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연맹은 홈구단이 이런 사람들을 퇴장시킬 수 있도록 했다. K리그 관계자는 “원정석에 대한 지침은 추후 마련된다. 정확한 시점은 가늠할 수 없지만, 최소 5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이 이뤄질 때나 논의가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