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현경이 말하는 세 사람, ‘아버지·진영 언니·이시우 코치’

입력 2020-09-17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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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스포츠동아DB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은 2020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유일한 다승자다. 현재까지 10개 대회(악천후로 취소된 S-OIL 챔피언십 제외)가 진행된 가운데 KLPGA 챔피언십과 아이에스 부산동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홀로 2승을 수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지난 5월 KLPGA 챔피언십. 전 세계 주요 투어 중 가장 먼저 재개된 대회에서 박현경이 우승을 차지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팬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데뷔 첫 해 무관의 아쉬움을 딛고 감격적인 첫 승을 따낸 그는 7월에도 챔피언에 오르며 2승을 완성했다. 코로나19 휴식기에도 부지런히 샷 감을 조율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기르며 투어 재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박현경과 17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KLPGA 투어는 한달 여의 휴식기를 마치고 25일 팬텀 클래식으로 재개된다.

● 2승 기쁨 속 기복 있는 모습 아쉬워
이번 시즌 10개 대회에 출전해 9번 컷을 통과했다. 상금 4억6300만 원으로 1위. 하지만 톱10에 3번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우승 2번을 제외하면 가장 최근 대회였던 대유위니아 MBN여자오픈에서 10위에 랭크된 게 제일 좋은 성적. 대상 포인트에서도 7위에 자리했다. 유일한 다승자임에도 ‘압도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다.

“내가 올해 가장 큰 목표로 삼았던 첫 우승을 달성했고, 생각지도 못했던 2승까지 거뒀다. 그런 면에서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지만 나머지 대회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은 아쉽다. 현재까지 이번 시즌 성적은 100점 만점에 85점이다. 15점은 꾸준하게 하지 못해 점수를 깎았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기복이 있었던 것일까.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면에서 원인을 찾았다. “우승한 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욕심이 컸다. 그게 오히려 부담이 됐던 것 같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으로 제대로 된 내 플레이를 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좀 더 편안하게 대회에 나서려는 이유다. 후반기 각오를 묻자 “물론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2승을 할 때도 우승하고 싶다고 해서 우승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상반기를 돌아봤을 때 마음을 내려놔야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그냥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다. 후반기에는 매 대회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박현경을 언급할 때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임희정(20·한화큐셀)이다. 2000년생 동갑내기인 둘은 조아연(20·볼빅)과 함께 앞으로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어갈 트로이카로 불린다. 특히 아마추어 시절부터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박현경과 임희정은 프로에 와서도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박현경이 올해 2승을 할 때 마지막까지 우승 트로피를 다퉜던 경쟁자가 임희정이었고, 지난해 임희정이 3승을 거둘 때 박현경은 두 번이나 같이 챔피언조에서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도 좀 신기할 정도다. 좋은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목표가 되고 긍정적인 영향이 될 수 있는 것 같다”며 “은퇴 할 때까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버지, 진영 언니, 그리고 이시우 코치
올해 자신의 골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에 대해 묻자 아버지 박세수 씨(52)와 선배 골퍼 고진영(25) 그리고 스윙 코치인 이시우 프로(39), 이렇게 세 사람을 꼽았다.

‘박현경에게 ○○○은 ( )이다’라는 형식으로 질문을 던졌다.

먼저 아버지. “아버지는 자부심”이라고 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 우승 경력을 갖고 있는 프로 출신인 아버지는 이번 시즌 딸이 우승할 때 두 번 모두 캐디백을 멨다. “내게는 아버지가 프로 출신, 선수 출신이라는 점이 큰 자부심이다. 아버지와 함께 할 수 있어 항상 든든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언니’라고 부르는 고진영. 지난 겨울 미국에서 동계 훈련을 함께 하며 친해졌다. 박현경의 정확한 아이언 샷은 고진영의 그것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꼭 닮았다. “진영 언니는 ‘멘탈 선생님’”이라고 했다. 지난 5월 부담감 속에 첫 우승을 차지한 직후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진영 언니가 ‘우승하지 마’라고 해 준 말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던 박현경은 “언니는 훈련하면서도 그렇고 평소에도 많은 정신적 조언을 해 준다.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마인드를 갖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플레이하는데도 심리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고마움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스윙 코치를 맡고 있는 이시우 프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4월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 위해 처음 만났고,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공이 안 맞거나 내가 혼란을 느낄 때 스윙 폼을 교정해주면 신기할 정도로 공이 잘 맞는다. 그래서 이 프로님은 내게 ‘신의 손’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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