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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까지 올 시즌 KBO리그는 전체 720경기 중 623경기(86.5%)를 소화했다. 9부능선을 향해가는 상황이지만, PS 진출을 확신할 수 있는 팀은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 13’만을 남겨둔 NC 다이노스뿐이다. 2위 KT 위즈부터 3위 키움 히어로즈, 4위 LG 트윈스, 5위 두산 베어스까지 4개 팀은 모두 각 1경기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3연전 결과에 따라 5위 두산이 2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6위 KIA 타이거즈도 두산에 2경기차, 7위 롯데는 KIA에 1게임차로 뒤져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직접 확인은 안 해봤지만 올해가 가장 치열한 것 같다. 시즌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총력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각 개막한 시즌인데, 팀당 144경기의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까지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장에서 안개 속을 토로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최근 3년간 620경기 안팎을 소화했을 때 순위표와 비교하면 올해가 가장 혼전이다. 지난해 2위 두산과 5위 NC는 14경기차로 간격이 컸다. 두산과 SK 와이번스, 키움이 1위를 다퉜을 뿐,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는 분명했다. 2018년에도 선두 두산이 2위 SK에 11경기차로 훌쩍 치고 나갔고, SK는 5위 LG에 8경기차로 넉넉히 앞서 있었다. 올해와 딴판이다.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치고 올라간, 그리고 갑작스레 추락한 팀이 만든 결과다. NC는 9월말부터 파죽의 11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반대로 NC에 0.5경기차까지 다가섰던 키움은 최근 10경기 2승8패로 최악의 슬럼프다. 절대 약체로 여겨졌던 SK, 한화 이글스보다 나쁜 페이스다. 1위를 노렸던 키움은 PS 진출을 장담하기조차 어렵다.
매 경기가 3승3패에서 맞선 한국시리즈 7차전 같은 양상이 불가피하다. KIA, 롯데 등 처진 팀들은 이미 믿을 만한 투수들을 4일 휴식 후 등판시키는 등 승부수를 띄웠다. 사령탑들은 필승조 자원의 3연투도 불사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남은 14% 가까운 일정에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를 일만 남았다. 층간소음이 반가운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