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김재휘와 1R 1순위 김선호 트레이드의 숨겨진 얘기들

입력 2020-10-06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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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휘.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이 11월 22일자로 전역이 예정된 센터 김재휘와 신인 1차 지명권을 바꾼다고 5일 발표했다. 다음날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벌어진 신인지명에서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6위로 30%의 구슬확률을 가졌던 KB손해보험에게서 양도받은 지명권이 1순위를 차지하는 행운이 겹쳐 한양대 레프트 김선호를 잡았다.

최근 각 팀의 센터 절대인원이 모자란 가운데 값이 치솟는 국가대표 센터 김재휘를 내주면서 레프트 신인을 보강하겠다는 도박의 결과로는 최고의 패였다. 현대캐피탈이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용감한 결단을 내렸던 이유가 있었다. 신영석~최민호의 국가대표 센터를 보유한 현대캐피탈은 경험이 필요한 기대주 박준혁과 차영석에 이어 김재휘 까지 복귀하면 어떤 방식이건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이를 잘 아는 몇몇 팀에서 꾸준히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하지만 원하는 카드를 맞추지 못해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대캐피탈이 원했던 포지션은 세터였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신인지명권으로 눈을 돌렸다. 추석연휴를 앞둔 즈음에 몇몇 구단에 공개적으로 신인지명권과 김재휘를 포함한 센터의 교환 의사를 타진했다. 현대캐피탈이 원하던 2명의 세터가 얼리 드래프티로 나온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이들은 소속 학교의 반대로 지원을 포기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서 영입해온 세터 김형진의 기량이 만족스럽다고 판단하자 레프트로 전력보강의 방향을 돌렸다. 원했던 선수는 2명이었다. 지명순위 3위 안에만 들면 원하는 선수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성우 사무국장은 “현재 3학년인 김선호가 아직은 전광인 문성민 등의 신인시절과 비교한다면 기량은 떨어지지만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털어놓았다.

몇몇 구단은 이번 시즌 뒤 자유계약(FA)선수가 되는 김재휘를 잡으려고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해 빠졌다. 센터보다는 레프트 보강이 필요하다는 속사정도 있었다. 지명결과를 보고난 뒤 얘기하겠다는 팀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으로 협상에 응한 팀이 KB손해보험이었다. 박진우~김홍정~구도현 등 3명의 센터로 한 시즌을 버티기에는 부족했다. 신인지명권으로 레프트 보강도 가능했지만 이전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신인이 즉시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경우는 없었다. 루키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김재휘는 지금 당장 팀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능성보다는 지금에 투자하는 ‘윈 나우’ 전략이었다.

조용히 리빌딩에 들어간 현대캐피탈은 이번 지명권 트레이드에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다른 트레이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그 구단과는 신인지명을 마친 뒤 얘기하기로 했다.

이번 신인지명권 양도는 V리그 남자부 통산 6번째다. 첫 지명권 양도는 2013~2014시즌 3라운드 4순위 지명권을 우리카드로부터 양도받은 삼성화재였다. 민경훈의 트레이드 보상카드로 이광인을 지명했다. 2014~2015시즌에는 삼성화재가 곽동혁을 트레이드해온 대가로 2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한국전력(우상조 지명)에 넘겨줬다. 2016~2017시즌에는 대한항공이 전진용과 강민웅을 한국전력에 트레이드하고 최석기와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받아 허수봉을 선택했다.

2017~2018시즌 때 현대캐피탈은 정성민을 대한항공에, 우상조와 조근호를 우리카드에 트레이드하면서 받은 2라운드 2, 7순위 지명권으로 김지한과 함형진을 각각 선택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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