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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프로스포츠 구장 수용인원의 최대 30%까지 관중입장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KBO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방역지침 준수 하에 관람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까지 구장별로 20%대 초중반 규모로 관중석을 운영키로 했다. 무관중 체제로 재전환하기 직전의 25% 수준으로 보면 된다.
모두가 손꼽아 기다린 관중입장이다. 지난해까지는 관중입장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코로나19 시대에는 그렇지 않다. 그만큼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포스트시즌(PS)부터 더 많은 관중이 현장에서 야구를 즐기려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위험요소를 차단해야 한다. KBO와 구단, 팬들이 삼위일체가 돼야 가능한 일이다.
7월 28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날 롯데는 NC 다이노스와 유관중 체제에서 첫 홈경기를 치렀는데, 팬들이 응원석 부근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정원의 10%를 입장시켰지만,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탓이다. KT 위즈가 좌석에 테이프를 부착하며 철저히 거리두기를 준수한 것과 대조돼 더 많은 비난을 샀다.
당시 문체부도 “관중석 일부 구역에만 관중을 입장시켜 사회적 거리두기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며 롯데 구단과 KBO에 엄중 경고했다. 타 구단들은 어렵게 맞은 유관중 체제가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며 노심초사해야 했다. 결국 롯데 구단은 기존의 티켓 예매분을 일괄 취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좌석 재배치 후 예매를 재개하는 등 일을 2번씩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 시대의 야구관람 매뉴얼이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 KBO와 구단들도 안전한 관람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고, 팬들도 육성 대신 박수로 리듬을 맞추는 등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유관중 체제 2기’가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 많은 관중이 입장하는 상황에 대비한 벤치마킹도 필요하다. 최초에는 최대 5000명까지만 관중입장을 허용했으나, 팬들이 육성응원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한 덕분에 지금은 2만 명까지 입장이 가능해진 일본프로야구(NPB)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11일에는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지바 롯데 마린스전에 1만9995명이 입장하는 등 6개 구장에 총 9만527명(평균 1만5087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어느 때보다 커진 ‘현장관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 결과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