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리포트] “사인 좀 해줘!” 빅리거 김광현 친정팀 SK 캠프 합류 첫날 풍경

입력 2021-02-03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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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3일 제주 강창학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전지훈련장을 방문해 SK 김원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인수된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에 3일 오후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함께 뛴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었다. SK 선수들과 코치들은 김광현과 인사를 나누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김광현은 SK의 상징과도 같은 투수다. 2019년까지 13년간 298경기에서 136승77패2홀드, 평균자책점(ERA) 3.27을 기록하며 팀의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 세인트루이스의 유니폼을 입었고, 첫해부터 8경기(7선발)에서 3승무패, ERA 1.62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친정팀 SK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SK의 배려로 비교적 따뜻한 제주도에서 몸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광현도 SK 선수단의 훈련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미디어와 일체의 접촉을 하지 않고 컨디션 조절에 전념키로 했다.


김광현은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1시간 거리를 달려왔다. 오후 1시30분경 캠프지에 도착한 뒤 SK 류선규 단장, 김원형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김광현은 보조구장에서 세인트루이스 구단 로고가 새겨진 빨간색 운동복을 입고 러닝과 캐치볼을 했다. SK의 운동복 색상과도 차이가 거의 없어 마치 친정팀의 옷을 입은 듯한 느낌도 풍겼다. 러닝을 하던 김광현을 본 SK 선수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정의윤은 “사인 좀 해달라”고 했고, 김강민은 ML에서 김광현을 부르는 애칭인 “KK”를 외쳤다.


보조구장 3바퀴를 돈 뒤에는 김민재, 조동화 코치와 인사를 나눴다. 이후 조 코치 앞에서 배트를 들고 몇 차례 스윙을 했고, 번트 자세도 취해 보였다. 조 코치에게는 “방망이 좀 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가 속한 내셔널리그에는 지명타자제도 도입이 확정되지 않아 김광현이 타격을 해야 할 상황이 나올 수 있다. 불펜포수 권누리와 캐치볼을 하면서는 “부담 갖지 말라”며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김광현은 캐치볼을 끝으로 30여분의 짧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향했다. 그는 “방금 (제주도에) 도착했으니 모레(5일)부터 제대로 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은 SK 선수단의 휴식일이다. 김광현은 10일까지 서귀포에서 SK 투수들과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내가 다른 팀(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코치로 있을 때도 SK와 경기할 때면 항상 김광현이 찾아와 인사하곤 했다”며 “오늘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래간만에 만나서 정말 반가웠다”고 말했다.

서귀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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