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이민성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후 국내는 물론 중국 무대도 경험했다. 광저우 헝다(중국)~강원FC~전남 드래곤즈~울산 현대~창춘 야타이(중국)를 거치며 다양한 감독들에게 벤치의 노하우를 배웠다. 또 올림픽대표팀에서 지난해까지 수석코치를 지내는 등 10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코치생활을 하며 바닥을 확실히 다졌다.
지난해 말 그에게 기회가 왔다. 대전이 그를 원했다.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은 잘 해보라며 축하해줬다. 소신껏 해보라는 지인들의 격려가 쏟아졌다. 드디어 코치 딱지를 뗐다. 이 감독은 “시민구단 시절에도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 대전은 감독으로서 한번 지도해보고 싶은 팀이었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코치와 감독은 완전히 다른 자리다. 아무리 오래 코치를 했어도 감독 역할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이 감독은 “코치는 주어진 일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감독은 모든 걸 결정하는 자리다. 그 결정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지난달 7일 경남 거제에서 훈련을 시작한 대전은 현재 제주 서귀포로 장소를 옮겨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전 훈련을 지켜본 이들의 공통된 반응은 “체력 훈련이 장난 아니다”였다.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한 소문은 이미 자자하다.
동계훈련을 통해 기초 체력을 높이는 건 특이할 게 없지만 이 감독은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밖에서 본 지난해 대전의 승격 실패 원인이다. 이 감독은 “대전의 실패 요인 중 체력적인 부분이 제일 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것을 부족한 체력 탓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감독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 전환이 빠른 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는 “체력은 축구의 기본이다. 체력이 완성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기술이 나올 수 없다”면서 “선수들이 힘들어 할지 몰라도 프로 선수라면 체력을 끌어올려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잘 따라주고 있다. 직접 표현을 안 하지만 고맙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신뢰’를 유독 강조했다. 선수와 구단, 구단과 코칭스태프,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선수 사이에도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패스 하나도 서로 믿음이 있어야 잘 된다는 게 이 감독의 지론이다. 그는 “여러 감독님들을 모시면서 그들의 장점을 유심히 지켜봤다. 중요한 것은 선수단 전체에 신뢰가 형성되어야 운동장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대전의 목표는 명료하다. 승격이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부산 아이파크, 경남FC, 김천 상무, 서울이랜드 등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어느 팀이 가장 까다롭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쉬운 팀은 없다. 모든 구단이 경쟁자”라면서도 “자신 있다. 우승으로 승격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