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승엽(왼쪽)-키움 장재영.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스포츠동아DB
‘실전감각 올리기!’ 2월을 달구는 루키들
지난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신인은 총 6명이다. 지금까지의 기세만 놓고 보면 올해는 이를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연습경기 초반부터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키는 이들의 존재 덕분이다.쌍두마차는 나승엽(19·롯데 자이언츠)과 장재영(19·키움 히어로즈)이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장재영은 최고 구속 155㎞의 강속구 위력을 벌써부터 뽐내고 있다. 날이 따뜻해지고 몸 컨디션이 올라오면 150㎞대 후반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아직 제구가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ML) 진출을 꿈꿨으나 롯데의 강력한 구애로 행선지를 틀었던 나승엽도 연습경기에 꾸준히 외야수로 나서고 있다. 아직 화끈한 장타를 선보이진 못했지만, 허문회 롯데 감독도 “확실히 느낌이 다른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아들인 김건형(25)은 대졸신인 권동진(23·KT 위즈)과 함께 연일 기회를 받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들의 이야기만 나오면 함박웃음을 짓는다. 이영빈(19·LG 트윈스)도 2월 이천에서 류지현 감독의 호평을 받았고, 연습경기에 줄곧 출장 중이다. 이의리(19·KIA 타이거즈)도 7일 청백전에서 최고 구속 148㎞의 속구와 함께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베일을 벗었다.
한화 정민규(왼쪽)-롯데 김진욱.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스포츠동아DB
시작은 2군? 끝은 얼마나 창대할까?
2군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어도 날카로운 송곳은 주머니를 뚫고 나오기 마련이다. 정민규(19·한화 이글스)도 2월말 1군으로 콜업됐고, 확실한 방망이 능력을 증명했다. 정민규는 동기생 장재영을 상대로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낸 뒤 “신인 중에 가장 잘 던지는 선수라 꼭 이기고 싶었다”는 패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루키들끼리의 경쟁은 한국야구를 살찌울 좋은 먹거리다.롯데 김진욱은 2군에서 연일 호투행진을 펼쳤고, 허문회 감독은 매력적인 카드로 판단했다. 2군에서 한 차례 더 실전을 치른 뒤 20일 키움과 시범경기 개막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진욱도 “몸을 만드는 건 결국 사직구장에서 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KBO리그는 최근 신인 풍년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 이민호(LG) 등 고졸 루키들이 첫해부터 1군에 연착륙하며 ‘신인은 오래 걸린다’는 편견도 사라졌다. 루키의 계절, 그라운드가 따스해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