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레이더] 신생팀 창단을 놓고 31일 KOVO 실무회의에서 오고갈 얘기는

입력 2021-03-29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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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배구의 끝이 다가온 가운데 이제 시선은 제7구단의 창단으로 쏠리고 있다. 2011~2012시즌부터 참가한 IBK기업은행에 이어 10년 만의 신생팀 탄생이다.



당시는 정치권의 도움을 받아서 주저하는 IBK기업은행의 참가를 이끌어냈지만 이번에는 기업이 여자배구의 가능성을 보고 스스로 창단에 뛰어들었다. 그만큼 요즘 여자배구의 인기는 높다. 이 금융기업은 프로배구 참가로 기업의 이름을 대중에게 빨리 알리고 싶어 한다.



목표가 확실한 만큼 무리를 해서라도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하려는 의지도 있다. 남자부 7번째 구단 OK저축은행은 2013년 4월 6일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창단승인을 받고 2013~2014시즌에 참가했다. 신생팀도 서두르면 가능할 수는 있지만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가장 급한 것이 선수단 구성이다. 기존 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어느 선까지 선수를 지원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기준이 결정되어야만 신생팀 창단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런 면에서 31일 KOVO에서 열리는 실무회의가 중요하다.

현재 각 구단과 KOVO는 눈치만 보고 있다. 각 구단 실무자들이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최종의결을 거쳐야 신생팀은 정식 출범한다. 관례는 있다. 2010~2011시즌 신인지명 때 IBK기업은행은 중앙여고 남성여고 선명여고 등 3개 학교의 10명을 우선지명으로 선택했고 각 구단으로부터 9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씩을 특별지명으로 지원받았다. 러시앤캐시는 2013~2014시즌 신인지명 때 사전에 접촉한 경기대학교 3총사를 얼리 드래프트로 참가시켜서 전체 2~9번, 8명의 우선지명권을 받았다. 기존 구단으로부터는 보호선수 8명을 제외한 1명씩을 특별지명으로 데려갔다.



여자 구단들은 IBK기업은행 때처럼 보호선수를 9명으로 묶겠다는 생각이다. KOVO는 신생팀의 리그 연착륙을 돕기 위해서 보호선수를 6번까지로 줄여주길 원한다.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구계의 소문에 따르면 신생팀은 어느 구단의 특정 선수를 마음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그를 상징하는 선수다. 리그의 발전을 위해 그 선수의 소속구단과 그 선수가 V리그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대의명분에 따라준다면 일은 쉽게 풀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실무회의와 창단을 승인하는 이사회는 V리그의 성숙도와 희생정신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는 것이 아시아쿼터다. KOVO는 신생팀에게 외국인선수에 더해 아시아쿼터 선수를 추가로 보강할 방법을 주려고 한다. 기존 팀도 이번 기회에 아시아쿼터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 그동안 대부분 팀들이 비난을 두려워해 말을 꺼내지 않았던 아시아쿼터의 도입은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V리그를 흔들었던 학교폭력 스캔들 때 각 구단은 아마추어 배구계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했다. 점점 기량은 떨어지고 학교생활 때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알 수도 없는 토종선수 대신 가성비 높고 학교폭력에서 자유로운 아시아쿼터를 선택하겠다는 구단을 막을 방법도 명분도 없다.

실무회의에서 모두가 만족할만한 방안이 나오고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면 여자배구 제7구단은 이름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창단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구단 및 KOVO와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의 단장 등 프런트 선임과 코칭스태프 구성, 연고지 선정과 훈련장 및 숙소 확정, 4월 28일로 예정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참가 등 해야 할 일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힘든 여정의 출발은 31일의 실무회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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